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2
어제:
219
전체:
5,030,277

이달의 작가
2008.06.11 14:14

비의 목소리

조회 수 277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의 목소리



                                               이 월란




젖은 함성
깊은 입 속에서 차오르는 분수의 포말들
차가운 불길같은 목멘 아우성이
후두음으로 고인다
목줄기를 타고 내려와
비의 변성기를 대신 거치고
비의 목소리로 걸어가는 사람들
뛰어가는 사람들
목갈린 성대가 시려
하늘끝에서 땅끝까지
세상에서 가장 빨리 피고 지는
비꽃들이
대지의 숨구멍마다 자결하는데
비를 타고 성큼 자라 내게온 어린 발자국
피고 지는 비살 사이로 뛰놀고
비분을 터뜨리는
비의 함성이 덩달아 뛰어다닌다
숨진 물이파리들의 빈례 행렬을 따라
묘지의 바다를 향해 달린다
해시계의 젖은 그림자를 두르고
꽃지어 떠내려가는
호읍하며 목이 잠긴 저 서늘한 가슴들
목사리같은 슬픔의 굴레가
질긴 목청을 세운다

                                        2008-06-1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1 여행의 방식 이월란 2009.08.25 322
450 견공 시리즈 역할대행(견공시리즈 78) 이월란 2010.08.22 396
449 제1시집 연(鳶) 이월란 2008.05.08 361
448 연습 이월란 2009.01.19 265
447 연애질 이월란 2008.08.03 237
446 연옥 이월란 2010.08.22 422
445 연인 이월란 2009.05.12 276
444 견공 시리즈 연적을 위하여(견공시리즈 17) 이월란 2009.08.25 320
443 연중행사 이월란 2010.08.08 376
442 열쇠 이월란 2013.05.24 347
441 염(殮) 이월란 2009.04.14 321
440 염색 이월란 2011.05.10 295
439 영매(靈媒) 이월란 2009.06.06 345
438 영혼 받아쓰기 이월란 2009.09.12 406
437 영혼 카드 이월란 2010.12.26 407
436 영혼, 저 너머 이월란 2010.01.29 412
435 예감 이월란 2010.04.18 424
434 옛날에 우린...... 이월란 2008.05.10 408
433 오늘, 그대의 삶이 무거운 것은 이월란 2008.05.10 328
432 오늘도 쌀을 씻는다 이월란 2008.05.09 328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