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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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6.16 09:59

흔들리는 집 3

조회 수 201 추천 수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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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집 3


                                           이 월란



떠나기 위해 키가 자라고
떠나기 위해 머물던
그 곳엔
작살 꽂히듯 장대비 쏟아져
춘하의 경계를 허물던 어미의
붉은 화단이 자라고 있었지
지아비의 묵직한 관이 떠나던
그 날 까지 철 따라 심은 꽃
철 따라 꼭 저버리던 집


그녀가 지은 하얀 밥만큼
아카시아 꽃이 피고
우리가 먹어치운 밥만큼
하얀 목련이 지던 집
불협화음의 양금 소리 담장 아래
민꽃처럼 지금도 번식해 있을
철거되지 못하는 적막한 유년의
내 아름다운 무덤


파장이 다가온 스산한 장터처럼 한 해
두 해 인기척이 줄 때마다
기억이 보수공사를 하고
저녁이면 밤을 차려 놓고 햇살을
받아 먹고 아침이면
작은 혁명이 우릴 일으키던 그 땐
바람 불어도 흔들리지 않던
그 집 앞


쓸쓸해지는 날 마다 가끔씩
빗돌처럼 서 있는 그림자
하나 있대지

                                       200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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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격자무늬 선반

  2. 부음(訃音) 미팅

  3. 비섬

  4. 홈리스 (homeless)

  5. 꿈꾸는 나무

  6. 외로움 벗기

  7. 꽃, 살아있음

  8. 김칫독을 씻으며

  9. 그리움

  10. 당신, 꽃이 피네

  11. 둥둥 북소리

  12. 핏줄

  13. 주머니 속의 죽음

  14. 비의 목소리

  15. 아침의 이별

  16. 포효

  17. 수신확인

  18. 흔들리는 집 3

  19. 해동(解凍)

  20. 그리움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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