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79
어제:
463
전체:
5,065,709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6.16 09:59

흔들리는 집 3

조회 수 205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흔들리는 집 3


                                           이 월란



떠나기 위해 키가 자라고
떠나기 위해 머물던
그 곳엔
작살 꽂히듯 장대비 쏟아져
춘하의 경계를 허물던 어미의
붉은 화단이 자라고 있었지
지아비의 묵직한 관이 떠나던
그 날 까지 철 따라 심은 꽃
철 따라 꼭 저버리던 집


그녀가 지은 하얀 밥만큼
아카시아 꽃이 피고
우리가 먹어치운 밥만큼
하얀 목련이 지던 집
불협화음의 양금 소리 담장 아래
민꽃처럼 지금도 번식해 있을
철거되지 못하는 적막한 유년의
내 아름다운 무덤


파장이 다가온 스산한 장터처럼 한 해
두 해 인기척이 줄 때마다
기억이 보수공사를 하고
저녁이면 밤을 차려 놓고 햇살을
받아 먹고 아침이면
작은 혁명이 우릴 일으키던 그 땐
바람 불어도 흔들리지 않던
그 집 앞


쓸쓸해지는 날 마다 가끔씩
빗돌처럼 서 있는 그림자
하나 있대지

                                       2008-06-1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1 제2시집 붉은 남자 이월란 2008.07.04 362
470 그리고 또 여름 이월란 2008.07.02 254
469 우리, 언제부터 이월란 2008.07.01 335
468 제2시집 노을 2 이월란 2008.06.26 207
467 Soap Opera* 증후군 이월란 2008.06.25 232
466 나에게 말 걸기 이월란 2008.06.24 299
465 제2시집 목걸이 이월란 2008.06.24 487
464 제2시집 비손 이월란 2008.06.21 211
463 이월란 2008.06.20 198
462 P.T.O. 이월란 2008.06.19 213
461 제2시집 그곳엔 장마 이월란 2008.06.18 246
460 제2시집 그리움의 제국 이월란 2008.06.17 234
459 해동(解凍) 이월란 2009.01.13 310
» 제2시집 흔들리는 집 3 이월란 2008.06.16 205
457 수신확인 이월란 2008.06.15 212
456 제2시집 포효 이월란 2008.06.13 245
455 제2시집 아침의 이별 이월란 2008.06.12 260
454 비의 목소리 이월란 2008.06.11 280
453 주머니 속의 죽음 이월란 2008.06.10 337
452 핏줄 이월란 2008.06.10 248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