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9
어제:
179
전체:
5,027,771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7.14 14:09

군중 속에서

조회 수 264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군중 속에서



                                                                                                                          &nb 이 월란



서서히 도태되고 있다. 고유한 인자는 시시각각 삭제 당하고 있다. 두 발마저 잠식 당하고 의자 없이도 줄지어 앉아 오늘의 혁명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 빌딩 사이를 적시는 집단 미아족의 강물처럼, 밀물이 되고 썰물이 되는 마른 땅 훔치는 파도처럼 더 이상의 독무는 불법이다.


제4빙하기를 살아온 원시군의 소속감에 잘 길들여진 그들은 진화된 호모 사피엔스의 자유를 발라먹고 적당한 부위마다 완벽한 몽환의 도시를 건설한다. 내세로 이어진 길목 어디쯤 저 바다를 발목 푸르도록 건너가면, 저 높은 산을 아프도록 넘어가면 칡넝쿨같은 회로마다 방토의 불빛이 산다.


집단송신한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같은 표정들이 나누어 붙인 촛불 속에서 그들의 삶처럼 흔들리는가, 타오르는가. 잡음은 무서운 전파를 타고 모의된 음역 안으로 빨려들어간다. 잠행하는 비극의 돛을 꺾어버리고 길둥근 숟가락들은 저 천대받은 언덕 너머쯤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교란되지 않는 일사불란한 사관생들의 행진같은 무형의 거리마다 반로를 깔고 N.G. 없는 상설무대 위에서 나는 쇼윈도 속 마네킹의 얼굴에 그려진 눈동자처럼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영원히 아물지 않을 도시의 환부마다 지루하도록 꿈을 배설하고 있다.
                                                                        
                                                                                                                          &nbs2008-07-1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1 거울 속 페로몬 이월란 2009.03.21 332
1290 견공 시리즈 거지근성(견공시리즈 22) 이월란 2009.09.12 326
1289 걱정인형 이월란 2009.12.03 357
1288 걸어다니는 옷 이월란 2008.05.10 272
1287 걸어오는 사진 이월란 2009.01.13 342
1286 겨울 갈치 이월란 2009.08.29 601
1285 견공 시리즈 겨울나기(견공시리즈 32) 이월란 2009.09.23 321
1284 겨울비 이월란 2011.03.18 434
1283 겨울새 이월란 2008.05.10 276
1282 겨울약속 이월란 2008.05.08 362
1281 격자무늬 선반 이월란 2008.05.27 341
1280 견공 시리즈 견공들의 인사법(견공시리즈 67) 이월란 2010.06.07 431
1279 견공 시리즈 견공은 결코 웃지 않으신다(견공시리즈 6) 이월란 2009.06.10 342
1278 견공 시리즈 견생무상 (견공시리즈 118) 이월란 2012.04.10 339
1277 제1시집 경계인 이월란 2008.05.09 337
1276 경계인 2 이월란 2009.06.01 366
1275 제3시집 경매 이월란 2015.03.30 184
1274 고래와 창녀 이월란 2010.01.29 573
1273 고문(拷問) 이월란 2008.05.08 539
1272 제1시집 고백 이월란 2008.05.09 318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