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94
어제:
183
전체:
5,021,278

이달의 작가
2008.11.01 13:37

낙엽을 읽다

조회 수 244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엽을 읽다


                                                              이월란



둥지 버린 깃털처럼 두 손 놓고 춤을 추는데
절정을 넘어온 페이지 한 장 넘어가듯 한숨 한 줄기 놓지 못하고
모음에서 분리된 자음 하나 떨어지는데


저 잉걸빛 추락을
하얀 눈처럼 읽을까
말간 비처럼 읽을까
비린 바람처럼 읽을까


스물스물 내리는 안개의 몸짓으로
입안 가득 내리는 영혼의 소리, 갈걷이 하듯
떠나간 사랑으로 읽을까
잊혀진 기억으로 읽을까


기름을 가득 채운 중고차 한 대 부웅 떠난 뒤
버려져 뒹구는 한 장의 영수증처럼, 이젠 남김없이 값을 치러낸
세월의 정찰가격이 선명히 새겨진, 바싹 마른 이별
물구나무 선 세상이 통째로 흔들리던 다갈색 하늘 아래
저리 부드러운 칼날에도 여린 모가지 함부로 베이겠다


지칠 줄 모르는 자귀질로 몸을 덜어내는 저 답답증
언청이의 벌어진 두 입술 사이로 발음 휘휘 새듯
또 한 순간의 결핍으로 마모되어가는 생의 지문처럼
나무는 날개를 버린다, 성하의 목청을 버린다
외진 곳의 저 고요한 폭로를 난 아직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
생의 비밀은
한 잎 한 잎 눈앞에서 누설되고 있는데

                                                          2008-11-0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낙엽을 읽다 이월란 2008.11.01 244
270 언약 이월란 2008.05.10 244
269 밤의 정가(情歌) 이월란 2008.05.10 244
268 영문 수필 Korean Dialects 이월란 2014.05.28 243
267 젊은 영감 이월란 2012.04.10 243
266 감원 바이러스 이월란 2008.11.04 243
265 1시간 50분 이월란 2008.09.08 243
264 제2시집 도망자 이월란 2008.05.10 243
263 어떤 사랑 이월란 2008.05.10 243
262 귀성 이월란 2014.10.22 242
261 통곡의 벽 이월란 2014.06.14 242
260 영문 수필 The Giver 이월란 2012.04.10 242
259 詩3 이월란 2008.11.25 242
258 전. 당. 포. 이월란 2008.11.17 242
257 제2시집 포효 이월란 2008.06.13 242
256 핏줄 이월란 2008.06.10 242
255 영문 수필 The Background of the Nazis’ Racial Ideology 이월란 2013.05.24 241
254 그림 이월란 2012.04.10 241
253 출근길 이월란 2009.04.05 241
252 개작(改作) 이월란 2009.03.21 241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