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4
어제:
219
전체:
5,030,209

이달의 작가
2008.11.30 14:16

빨간 구두* 2

조회 수 282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빨간 구두* 2


                                                        이월란




죽어가는 사랑을 위해
목 마른 입술에 가끔씩 생수를 적셔 주면서
우린 목숨이 살아 숨 쉬는 한 잔인해야 한다
눈 뜨고 죽을 사랑을 위해서라도
원죄로부터 당겨진 아기살 갈수록 날이 서고
참혹한 행복이 익숙해 질 때면
만남은 마음의 오지를 향해 거울처럼 비춰오고
헤어짐은 마른 들판처럼 불을 내기 시작한다
오래 전 완쾌된 병마를 불러 와 재발을 시도하면
진잎이라도 끌어모아 다시 꽃을 피우라 한다
윤곽이 잡힐 때쯤 실루엣을 허물고 날개 퍼덕이며
추문처럼 다가오는 절망을
허무를 안고 나뒹굴어질 또 하나 삶의 스캔들을
이름 없는 들꽃들이 흔들며 무마시키고 있다
멀리 더 멀리 달아나 돌아오는 길 없을지라도
그 길, 처음과 끝에 칭얼대는 아기 울음소리
나의 성대처럼 메아리치고 있다
상실의 그늘 아래 진실의 그림자가 자라나
슬픔과 죽음의 전조가 시시각각 우릴 흔들어 깨우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우린 꿈 속에 산다
지도에서 사라진 매몰된 땅
산과 길이 허기지는
오늘도, 사랑은 배설 중이다

                                                        2008-11-28




* 빨간 구두 : 세르지오 카스텔리토 감독의 영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91 단풍론 이월란 2010.07.09 442
1090 중독 2 이월란 2010.07.09 532
1089 이월란 2010.07.09 411
1088 새야새야파랑새야 이월란 2010.07.09 477
1087 새벽 이월란 2010.07.09 420
1086 이별이래 이월란 2010.07.09 452
1085 절수節水 이월란 2010.07.09 380
1084 견공 시리즈 귀(견공시리즈 77) 이월란 2010.07.09 351
1083 견공 시리즈 화풀이(견공시리즈 76) 이월란 2010.07.09 377
1082 영문 수필 Sign Language 이월란 2010.07.09 363
1081 영문 수필 Words That Shook the World 이월란 2010.06.28 391
1080 마지막 키스 이월란 2010.06.28 462
1079 졸개 이월란 2010.06.28 375
1078 견공 시리즈 시선(견공시리즈 75) 이월란 2010.06.28 418
1077 견공 시리즈 이불(견공시리즈 74) 이월란 2010.06.28 389
1076 제3시집 페르소나(견공시리즈 73) 이월란 2010.06.28 375
1075 견공 시리즈 아무도 몰라요(견공시리즈 72) 이월란 2010.06.28 489
1074 나를 파먹다 이월란 2010.06.28 433
1073 니코 이월란 2010.06.28 335
1072 그리움 7 이월란 2010.06.28 350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