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3
어제:
463
전체:
5,065,633

이달의 작가
2008.11.30 14:16

빨간 구두* 2

조회 수 285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빨간 구두* 2


                                                        이월란




죽어가는 사랑을 위해
목 마른 입술에 가끔씩 생수를 적셔 주면서
우린 목숨이 살아 숨 쉬는 한 잔인해야 한다
눈 뜨고 죽을 사랑을 위해서라도
원죄로부터 당겨진 아기살 갈수록 날이 서고
참혹한 행복이 익숙해 질 때면
만남은 마음의 오지를 향해 거울처럼 비춰오고
헤어짐은 마른 들판처럼 불을 내기 시작한다
오래 전 완쾌된 병마를 불러 와 재발을 시도하면
진잎이라도 끌어모아 다시 꽃을 피우라 한다
윤곽이 잡힐 때쯤 실루엣을 허물고 날개 퍼덕이며
추문처럼 다가오는 절망을
허무를 안고 나뒹굴어질 또 하나 삶의 스캔들을
이름 없는 들꽃들이 흔들며 무마시키고 있다
멀리 더 멀리 달아나 돌아오는 길 없을지라도
그 길, 처음과 끝에 칭얼대는 아기 울음소리
나의 성대처럼 메아리치고 있다
상실의 그늘 아래 진실의 그림자가 자라나
슬픔과 죽음의 전조가 시시각각 우릴 흔들어 깨우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우린 꿈 속에 산다
지도에서 사라진 매몰된 땅
산과 길이 허기지는
오늘도, 사랑은 배설 중이다

                                                        2008-11-28




* 빨간 구두 : 세르지오 카스텔리토 감독의 영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1 둥근 집 이월란 2008.12.19 270
590 충전 이월란 2008.12.19 275
589 타짜 이월란 2008.12.19 320
588 손님 이월란 2008.12.19 281
587 풍금(風禽) 이월란 2008.12.26 261
586 소포 이월란 2008.12.26 271
585 명절 목욕탕 이월란 2008.12.19 386
584 소요산의 가을 이월란 2008.12.19 307
583 함박눈 이월란 2008.12.17 303
582 임시보관함 이월란 2008.12.17 331
581 오독(誤讀) 이월란 2008.12.10 266
580 흐르는 뼈 이월란 2008.12.09 306
579 밤눈 이월란 2008.12.04 291
578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이월란 2008.12.04 318
577 지우개밥 이월란 2008.12.02 277
576 빨래를 개면서 이월란 2008.12.02 295
575 그녀에게* 이월란 2008.11.30 269
» 빨간 구두* 2 이월란 2008.11.30 285
573 빨간 구두* 1 이월란 2008.11.30 339
572 당신은 늘 내 몸에 詩를 쓴다 이월란 2008.11.26 391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