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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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포르노보다 더 음란한 육신 안에서, 성모마리아보다 더 고고한 체위로, 우리 위에 군림하는 저 나비같은 영혼에게 시비를 걸어라. 고단수의 스윙으로 우리도 한 번씩 저 청초한 날갯짓과도 동격이 될 수 있도록. 너와 내가 물 한 방울 뿌려준 적 없는 저 들꽃에 대한 무지막지한 찬미 일색으로 아부의 생을 마감하려는가. 얼마나 곱게 자랐으면.


얼마나 순탄히 하고 싶은 말 술술, 한 마디도 삼키지 않고 내뱉으며 자랐으면. 어제는 환희, 오늘은 희열, 내일은 희망일 수 있는가. 절망아, 방금 푸줏간의 저울 위에서 정확한 눈금으로 칼질한 붉은 살점 같이 숨쉬는 절망아, 꽃잎처럼 흩어져내린 점괘를 주워모아서라도 근친상간의 원죄를 끊어버리자.


전신에 미뢰가 솟아 오늘도 입맛을 쩍쩍 다시는 허기는 오직 너의 것. 빈병을 주워 빈 위장을 채우며 사는 거리의 할멈처럼 아다지오의 절박함을 흉내내고도 싶거든 제발, 얼굴 없는 위대한 어머니들처럼 영원한 미스테리의 가면이라도 쓰고 가기를. 일생의 가을, 단풍처럼 위선이 물든 너에게 눈을 흘기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은 것이 녹록치 않은 우리들의 삶이란 것을.


기억의 쌍꺼풀을 찢고, 추억의 콧대를 높이며, 상처의 턱을 깎아내는 세월의 성형수술을 집도하는 미치광이 의사들이여, 영혼의 뇌관만은 건드리지 않기를. 내 벌어진 틈 사이 사이 이식받은 살점으로 아물 때에 절망의 본성일랑 화농진 고름처럼 닦아내어 주기를. 절망은 결코 목을 매거나 손목을 긋는 짓 따윈 하지 않을 위인임에. 일용직 노동자의 새벽처럼 밝아오는 목숨 위로, 저 방사림 너머, 부챗살처럼 다시 솟아오르는 무명의 영혼이여.

                                                                                                              200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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