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7
어제:
338
전체:
5,022,126

이달의 작가
2008.11.30 14:16

빨간 구두* 2

조회 수 282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빨간 구두* 2


                                                        이월란




죽어가는 사랑을 위해
목 마른 입술에 가끔씩 생수를 적셔 주면서
우린 목숨이 살아 숨 쉬는 한 잔인해야 한다
눈 뜨고 죽을 사랑을 위해서라도
원죄로부터 당겨진 아기살 갈수록 날이 서고
참혹한 행복이 익숙해 질 때면
만남은 마음의 오지를 향해 거울처럼 비춰오고
헤어짐은 마른 들판처럼 불을 내기 시작한다
오래 전 완쾌된 병마를 불러 와 재발을 시도하면
진잎이라도 끌어모아 다시 꽃을 피우라 한다
윤곽이 잡힐 때쯤 실루엣을 허물고 날개 퍼덕이며
추문처럼 다가오는 절망을
허무를 안고 나뒹굴어질 또 하나 삶의 스캔들을
이름 없는 들꽃들이 흔들며 무마시키고 있다
멀리 더 멀리 달아나 돌아오는 길 없을지라도
그 길, 처음과 끝에 칭얼대는 아기 울음소리
나의 성대처럼 메아리치고 있다
상실의 그늘 아래 진실의 그림자가 자라나
슬픔과 죽음의 전조가 시시각각 우릴 흔들어 깨우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우린 꿈 속에 산다
지도에서 사라진 매몰된 땅
산과 길이 허기지는
오늘도, 사랑은 배설 중이다

                                                        2008-11-28




* 빨간 구두 : 세르지오 카스텔리토 감독의 영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1 함박눈 이월란 2008.12.17 299
570 임시보관함 이월란 2008.12.17 330
569 오독(誤讀) 이월란 2008.12.10 265
568 흐르는 뼈 이월란 2008.12.09 302
567 밤눈 이월란 2008.12.04 289
566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이월란 2008.12.04 314
565 지우개밥 이월란 2008.12.02 274
564 빨래를 개면서 이월란 2008.12.02 291
563 그녀에게* 이월란 2008.11.30 267
» 빨간 구두* 2 이월란 2008.11.30 282
561 빨간 구두* 1 이월란 2008.11.30 338
560 당신은 늘 내 몸에 詩를 쓴다 이월란 2008.11.26 390
559 찬밥 이월란 2008.11.26 321
558 詩4 이월란 2008.11.25 237
557 詩3 이월란 2008.11.25 242
556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2008.11.23 320
555 낙엽 이월란 2008.11.23 286
554 매일 떠나는 풍경 이월란 2008.11.21 259
553 제3시집 유고시집 이월란 2008.11.20 245
552 그리움 이월란 2008.11.19 247
Board Pagination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