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9
어제:
276
전체:
5,025,591

이달의 작가
2009.03.21 17:11

거울 속 페로몬

조회 수 332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거울 속 페로몬




이월란(09/03/20)




국적이 다른 땀방울도 송송 열매 익어 샅샅이 먹혀버린 나는 진귀한 요리. 미지를 더듬는 레이더망에 걸린 산낙지같은 몸이 거울입 속에서 허우적댄다. 어기기 위해 약속했고 부수기위해 맹세했던 눈동자도 펄펄 살아 있다. 산발한 머리칼의 정보를 반사시켜 반항하는 아이 손등에 박힌 파편보다 더 황홀한 고통으로도 삼켜내고. 내장의 외투막을 뚫고 오감이 의논하는 소리. 조각조각, 야금야금 감지되던 나의 이목과는 다르다. 단칼에 베듯 나를 읽는다. 아말감의 벽을 뚫고 반사광의 동굴 가득 밀항의 시야가 끝없다. 반에 반도 읽지 않고도 너를 다 읽었다고 덮어버리던 사람도 조목조목 비춰주겠지. 먹이사슬의 꼭대기를 차지한 자만을 한순간에 비웃어버리는 저 번쩍이는 포식자. 산채로 먹혀버린 나는 맛있는 구경꾼이다. 거울의 맥박이 전신으로 뛰어다니는 후광 속 동트는 냄새가 반짝, 눈을 찌른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1 시를 먹고 사는 짐승 이월란 2009.08.13 331
850 미련 이월란 2009.09.04 331
849 악질 시화 이월란 2009.11.03 331
848 기도 2 이월란 2009.11.21 331
847 견공 시리즈 모자이크(견공시리즈 62) 이월란 2010.05.18 331
846 영문 수필 Who am I? 이월란 2011.07.26 331
845 약속 2 이월란 2012.02.05 331
844 사랑하다 미쳐라 이월란 2008.05.10 332
» 거울 속 페로몬 이월란 2009.03.21 332
842 리크 leak 이월란 2009.11.16 332
841 그리움 2 이월란 2009.11.21 332
840 거울 이월란 2009.12.03 332
839 낙엽 2 이월란 2010.11.24 332
838 이별모습 이월란 2008.05.08 333
837 제비집 이월란 2008.05.09 333
836 낙엽 이월란 2010.11.24 333
835 철새 이월란 2009.08.25 334
834 O. 헨리의 별 이월란 2009.10.17 334
833 인생에는 포즈가 없다 이월란 2009.10.24 334
832 코끼리를 사랑한 장님 이월란 2009.12.15 334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