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4
어제:
219
전체:
5,030,139

이달의 작가
2009.05.12 13:31

나는 나를 통역한다

조회 수 284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는 나를 통역한다



이월란(09/05/09)




납세고지서를 보내는 대신 나는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다


내 비극의 에너지를 산출한다
항간의 낡은 코드에게 반항한다
마법에 걸려 있는 나의 언어를 방생한다


우발적으로 솟는 내일의 해는 삭제당하지 않고 오직 뜨거운
등반으로 타고 올라야 할 정상이다
일상을 비끄러매는 최면술로, 나의 진부함으로 영합해오는 환각일 뿐이다
나는 세월의 주름을 접고 있는 재단사처럼 중성의 시간을 봉합하고 있다


나는 끝끝내,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배려로 남아있고 싶어
나를 틀 속에 꾹꾹 눌러 찍어대는 이 질서정연함에게 묻는다
항상 하나의 예외로 남아있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악행을 저지르기 전에 꼭 화장을 했다는 이세벨처럼
입술연지의 수은을 원죄의 향기처럼 혈액으로 천천히 흘려보내고 있다


자발적이고도 모범적인 항간의 질서는
나의 아득한 높이를 측량하고 있다
나의 출렁이는 깊이를 재어보고 있다
  

스핑크스의 미소로 죄의 이온수를 마시고
수면을 간질이는 물속의 비명을 올리면
목숨은 시시각각 경건한 백지 위에서 얼룩처럼 번지고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1 세밑 우체국 이월란 2009.12.22 365
990 벌레와 그녀 이월란 2009.08.29 365
989 제3시집 내부순환도로 이월란 2008.10.30 365
988 별리동네 2 이월란 2008.05.10 365
987 Sunshine State 이월란 2008.05.09 365
986 제로니모 만세 이월란 2011.05.31 364
985 핏줄 2 이월란 2011.04.09 364
984 독립기념일 이월란 2010.11.24 364
983 한 마음 이월란 2010.10.29 364
982 그리움 5 이월란 2010.04.23 364
981 밤마다 쓰러지기 이월란 2010.01.23 364
980 날아다니는 길 이월란 2008.05.10 364
979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364
978 레모네이드 이월란 2008.05.09 364
977 숨바꼭질 이월란 2008.05.08 364
976 대숲 이월란 2011.03.18 363
975 영문 수필 Sign Language 이월란 2010.07.09 363
974 Mr. 딜레마 이월란 2009.12.09 363
973 수목장 이월란 2009.10.24 363
972 비질 이월란 2008.05.08 363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