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7
어제:
307
전체:
5,024,488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09.04 04:49

몸가축(견공시리즈 20)

조회 수 391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몸가축 (견공시리즈 20)



이월란(09/09/02)



긴머리가 예뻐, 첫 그루밍이 두려워 앞머릴 묶어 올리며
차일피일 미뤘을 때 토비의 털은
엽기 견공들의 변신처럼 하얗게 뭉치기 시작했다
매일 빗고 자도 아침이면 목줄이 닿는 곳쯤엔 하얀 차돌처럼
엉킨 털뭉치가 단단했다 철제 빗살로도 어림없다
토비를 다독여 무릎 위에 눕히고 바늘 끝을 단단히 잡아
한 가닥씩 풀어냈다
토비는 아는지 모르는지 눈을 지그시 감고 마음의 요가를 즐기고 있었다
세월도 길어지면 엉켜버리기 일쑤고
관계도 길어지면 실타래처럼 엉켜 돌기 일쑤다
마음 속에 단단한 덩어리 한 두개씩 손에 잡힐 때마다
토비를 눕혀 놓고 바늘을 쥔다
이 앙증맞은 능청
詩빗으로 빗는 마음 속의 삽질
바늘끝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
나는 나를 찌를지도 모른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1 꽃덧 이월란 2008.05.10 297
510 꽃담배 이월란 2012.04.10 457
509 꽃그늘 이월란 2008.05.10 256
508 꽃, 살아있음 이월란 2008.06.07 235
507 꽃, 거리의 시인들 이월란 2008.05.10 324
506 깡패시인 이월란 2010.01.07 460
505 제2시집 까막잡기 이월란 2008.09.16 280
504 제2시집 김칫독을 씻으며 이월란 2008.06.03 228
503 시평 김기택 시평 이월란 2016.08.15 135
502 길치 이월란 2009.12.15 294
501 제1시집 길손 이월란 2008.05.09 321
500 길고양이 이월란 2009.12.03 401
499 길고양이 이월란 2014.05.28 348
498 이월란 2010.07.09 411
497 기회는 찬스다 이월란 2011.07.26 259
496 기적 이월란 2010.05.02 358
495 기우杞憂 이월란 2011.01.30 498
494 기억이 자라는 소리 이월란 2008.05.10 239
493 기억의 방 이월란 2009.01.27 298
492 기억의 방 이월란 2010.08.08 390
Board Pagination Prev 1 ...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