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7
어제:
184
전체:
5,020,662

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09.09.04 04:50

흐린 날의 프리웨이

조회 수 378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흐린 날의 프리웨이



이월란(09/09/04)



기억을 도청하기 좋은 날씨
내가 달리는 길이 지상에 없음으로
무엇을 잃으며 왔는지 상업적이지 않기로 한다
멀미마저 통행료로 지불해버린 미끈한 질주 위에
습도가 냉소적으로 차올라도
장송곡 같은 가락으로 동조하지 않기로 한다
(예보는 적중했다 주말까지 흐림, 태양의 일시적 전복사고
불길하다고도 하지 않기로 한다)
흐림의 상체를 일으켜보면 이마 위에 지은 구름의 생가
이 덧없는 장르를 언덕처럼 넘으면
희귀질환의 하늘로 잇댄 시속 80마일의 세월도
끝말잇기 같은 독백 속으로 사라지겠다
나는 폭발하기 직전의 빗방울, 방울방울
빛의 화환을 걸었던 신대륙은 치안유지가 불안하다
유토피아의 낙인 같은 태양은 없음!
클로버형 인터체인지마다 절망을 깜빡이는 홍등이
피어 바퀴들이 정체되곤 한다
여전히 노선은 바뀔 수 없다
심심하면 뒤집어엎는 공사 중 사인 아래
바리케이드가 구명보트처럼 착실하게 도열해 있다
해의 말을 자르고 꾸물꾸물 휘감기는 전류는
검색창처럼 열린 창문마다 눅눅히 누설되고 있다
비 오는 나라를 버리고 비 없는 나라로 망명
오늘도 개어있길 원치 않는
노예시대의 흑인처럼 자꾸만 비굴해지고 있나
그늘의 버전으로 퍼지는 파시즘의 향기도
제한속도 위에 소정의 벌금처럼 머물고 있다
계기판의 바늘처럼 멈춰버린 핸들 아래
일방통행의 길은 자막처럼 흐르는데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1 견공 시리즈 덤벼라(견공시리즈 24) 이월란 2009.09.12 316
750 견공 시리즈 14분간의 이별(견공시리즈 23) 이월란 2009.09.12 280
749 견공 시리즈 거지근성(견공시리즈 22) 이월란 2009.09.12 326
» 제3시집 흐린 날의 프리웨이 이월란 2009.09.04 378
747 견공 시리즈 악의 꽃(견공시리즈 21) 이월란 2009.09.04 451
746 견공 시리즈 몸가축(견공시리즈 20) 이월란 2009.09.04 391
745 시한부 이월란 2009.09.04 338
744 미련 이월란 2009.09.04 331
743 늪이어도 이월란 2009.09.04 368
742 수필 라스트 노트 이월란 2009.09.04 794
741 수필 고양이에게 젖 먹이는 여자 1 이월란 2009.09.04 1730
740 겨울 갈치 이월란 2009.08.29 601
739 금치산녀 이월란 2009.08.29 503
738 밤비행기 2 이월란 2009.08.29 425
737 벌레와 그녀 이월란 2009.08.29 365
736 견공 시리즈 아들아(견공시리즈 19) 이월란 2009.08.29 352
735 이민 간 팔용이 이월란 2009.08.29 373
734 견공 시리즈 SOS(견공시리즈 18) 이월란 2009.08.25 369
733 여행의 방식 이월란 2009.08.25 322
732 내 그리움에선 단내가 난다 이월란 2009.08.25 448
Board Pagination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