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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09.09.04 04:50

흐린 날의 프리웨이

조회 수 382 추천 수 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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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의 프리웨이



이월란(09/09/04)



기억을 도청하기 좋은 날씨
내가 달리는 길이 지상에 없음으로
무엇을 잃으며 왔는지 상업적이지 않기로 한다
멀미마저 통행료로 지불해버린 미끈한 질주 위에
습도가 냉소적으로 차올라도
장송곡 같은 가락으로 동조하지 않기로 한다
(예보는 적중했다 주말까지 흐림, 태양의 일시적 전복사고
불길하다고도 하지 않기로 한다)
흐림의 상체를 일으켜보면 이마 위에 지은 구름의 생가
이 덧없는 장르를 언덕처럼 넘으면
희귀질환의 하늘로 잇댄 시속 80마일의 세월도
끝말잇기 같은 독백 속으로 사라지겠다
나는 폭발하기 직전의 빗방울, 방울방울
빛의 화환을 걸었던 신대륙은 치안유지가 불안하다
유토피아의 낙인 같은 태양은 없음!
클로버형 인터체인지마다 절망을 깜빡이는 홍등이
피어 바퀴들이 정체되곤 한다
여전히 노선은 바뀔 수 없다
심심하면 뒤집어엎는 공사 중 사인 아래
바리케이드가 구명보트처럼 착실하게 도열해 있다
해의 말을 자르고 꾸물꾸물 휘감기는 전류는
검색창처럼 열린 창문마다 눅눅히 누설되고 있다
비 오는 나라를 버리고 비 없는 나라로 망명
오늘도 개어있길 원치 않는
노예시대의 흑인처럼 자꾸만 비굴해지고 있나
그늘의 버전으로 퍼지는 파시즘의 향기도
제한속도 위에 소정의 벌금처럼 머물고 있다
계기판의 바늘처럼 멈춰버린 핸들 아래
일방통행의 길은 자막처럼 흐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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