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별 (견공시리즈 31)
이월란(09/09/20)
안고 자고 싶어 등을 토닥여주고 머릴 긁어주고
온갖 아첨으로 알랑방귀를 뀌어도
밤엔 머리맡에 모셔둔 강아지 전용침대에서
날 내려다보며 거만한 포즈로, 눈빛으로 잠든 토비는
새벽이면 싸늘히 식어 내 품으로 파고든다
하루치의 별리를 견디는 시간
이별냄새를 맡는 토비의 까만 코가 젖어 있다
헛새벽의 한 줄기 예감처럼
어제 지나쳐버린 하늘의 말처럼
곁에 있어도 멀어져만 가는 아쉬움처럼
더 이상 뜨거워지지 않는 일상의 체온처럼
동그맣게 안겨드는 이 작고 따뜻한, 허허로운 실체
어둠의 막은 내리고 무대 밖에 이유없이 남겨진
져야 할 때를 잊은 동터오는 하늘가에
별빛 하나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