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길 5 (견공시리즈 28)
이월란(09/09/14)
나의 페르소나가 되어버린 토비는
나의 기(氣)로 빵빵해진 풍선같다
오일장 골목 귀퉁이 후미차 위에서
색색가지 바람을 잡아 손목에 묶어 놓던
그 수소풍선처럼
팡파르와 색종이와 오색 리본과
관중들의 환호를 받고
하늘로 날고 싶어 끙끙 참고 있던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기체 원소
그 바람공처럼
입바람을 얼굴에 불어주면
토비는 바람을 잡으려고 한다
토비는 바람의 눈과 눈을 마주칠 줄 안다
국경에서 날아온 꽃내음까지 알아본다
뒤뜰 잔디밭에서 바람을 따라가는 시선은
바람의 길을 정녕 아는 눈빛이다
토비는
언젠가 저 바람을 따라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