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
어제:
206
전체:
5,030,526

이달의 작가
2009.09.23 14:53

약속

조회 수 282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약속



이월란(09/09/23)



당신이 궁금해지면
뒤란 나뭇가지에 앉아 우는 저 새는 어디서 왔을까
잠시 초점 잃고 궁금해하는
꼭 그만큼만 궁금해 하겠습니다


당신이 생각나면
비극의 마지막 장면이 아닌 해피엔딩의 첫 장면처럼
가볍게 아주 가볍게
기억에도 없는 듯 떨어뜨리고 말겠습니다


당신이 알고 싶어지면
가다가 한 번쯤 뒤돌아보는 길처럼, 어제처럼
오지 않고도 지나가 버린 것이라
그렇게 손 흔들고 말겠습니다


당신이 보고 싶어지면
내 어미 떠나올 때 두 볼에 부벼주시던 그 얼굴처럼
사진파일 속에 웃고 있는 점묘화가 되어
나도 점처럼, 선처럼 잠시 웃어보고 말겠습니다


당신에게 달려가고 싶어지면
비 개인 뒤 무지개를 좇아 달려가던
그 어린 마음으로
조금만 뛰어가다 돌아오겠습니다


내일은 그리 못할지라도
오늘은
오늘은 꼭 그만큼만 하겠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1 나의 로미오 이월란 2009.06.10 340
790 가을 혁명 이월란 2009.09.23 340
789 제3시집 독방 이월란 2009.11.25 340
788 영시집 A Mist and a Virus 이월란 2010.03.13 340
787 혼돈의 꽃 이월란 2011.05.10 340
786 단지, 어제로부터 이월란 2011.05.31 340
785 악습 이월란 2008.05.09 341
784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이월란 2008.05.10 341
783 격자무늬 선반 이월란 2008.05.27 341
782 견공 시리즈 토비의 창(견공시리즈 51) 이월란 2009.12.09 341
781 제2시집 노안 이월란 2008.05.10 342
780 걸어오는 사진 이월란 2009.01.13 342
779 견공 시리즈 견공은 결코 웃지 않으신다(견공시리즈 6) 이월란 2009.06.10 342
778 견공 시리즈 환자 토비(견공시리즈 40) 이월란 2009.10.14 342
777 제2시집 등라(藤蘿) 이월란 2008.05.10 343
776 미몽(迷夢) 이월란 2008.05.10 343
775 영문 수필 Self-Assessment 이월란 2011.03.18 343
774 견공 시리즈 젖내(견공시리즈 122) 이월란 2012.05.19 343
773 하얀 침묵 이월란 2008.05.08 344
772 제1시집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5.09 344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