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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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9.10.08 10:18

과수원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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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댁



이월란(09/10/07)



개가한 엄마 집에 처음 갔을 땐 중학교를 겨우 마쳤을 때였다 동두천으로 흘러들어 양갈보들의 밥을 해주다 기둥서방 하나 꿰찰 때까진 멀쩡한 정신으로 살았나보다 한 번씩 불어제낀 풍선껌 속에서도 둥근해가 솟았을까 밤낮으로 갈아 입던 미니스커트 속으로도 천한 사랑이 들락거렸을까 몸에 붙인 기술이라곤 습자지처럼 깔리는 것, 제주도 여행사진 속에서 남자와 아이가 웃고 있는데 여자는 정신병동 창살을 붙들고 서 있다 개가한 엄마 집으로 다시 들어가 죽을 얻어먹다가, 한 번씩 나오는 발작도 숨기고 가랑이 벌려 배채운 과거도 숨기고 시골 교사출신 홀아비에게로 처음 시집을 갔다 과수원 막일로 전처 자식들 다 키워 장가 보내고도 여자가 낳은 두 번째 아이는 실성한 어미 흔적처럼 어딘가 모자라다 철지난 사과를 한 상자 이고 나와 평화시장 뒷골목 입구에 오롯이 앉았는데 곳간 속 어둠을 견딘 사과가 입양 되었다 파양당한 고아처럼 자꾸만 어딘가 부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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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과수원댁

  2. 안락한 총

  3. 한숨동지(견공시리즈 37)

  4. 당신은 지금

  5. 사각지대

  6. 혼자 노는 사랑(견공시리즈 36)

  7. 카스트라토(견공시리즈 35)

  8. 사랑이라 부르면

  9. 死語

  10. 죽어가는 전화

  11. 구두의 역사

  12. 기묘한 족보(견공시리즈 34)

  13. 마른 꽃

  14. 사랑 9

  15. 약속

  16. 가을 혁명

  17. 겨울나기(견공시리즈 32)

  18. 새벽별(견공시리즈 31)

  19. 로봇의 눈동자

  20. 지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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