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8
어제:
276
전체:
5,028,682

이달의 작가
2009.10.08 10:18

과수원댁

조회 수 367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과수원댁



이월란(09/10/07)



개가한 엄마 집에 처음 갔을 땐 중학교를 겨우 마쳤을 때였다 동두천으로 흘러들어 양갈보들의 밥을 해주다 기둥서방 하나 꿰찰 때까진 멀쩡한 정신으로 살았나보다 한 번씩 불어제낀 풍선껌 속에서도 둥근해가 솟았을까 밤낮으로 갈아 입던 미니스커트 속으로도 천한 사랑이 들락거렸을까 몸에 붙인 기술이라곤 습자지처럼 깔리는 것, 제주도 여행사진 속에서 남자와 아이가 웃고 있는데 여자는 정신병동 창살을 붙들고 서 있다 개가한 엄마 집으로 다시 들어가 죽을 얻어먹다가, 한 번씩 나오는 발작도 숨기고 가랑이 벌려 배채운 과거도 숨기고 시골 교사출신 홀아비에게로 처음 시집을 갔다 과수원 막일로 전처 자식들 다 키워 장가 보내고도 여자가 낳은 두 번째 아이는 실성한 어미 흔적처럼 어딘가 모자라다 철지난 사과를 한 상자 이고 나와 평화시장 뒷골목 입구에 오롯이 앉았는데 곳간 속 어둠을 견딘 사과가 입양 되었다 파양당한 고아처럼 자꾸만 어딘가 부실해 보인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1 제2시집 사육 이월란 2008.05.10 324
650 사이버 게임 이월란 2011.10.24 360
649 제2시집 사이클론 이월란 2008.05.10 226
648 사인 랭귀지 이월란 2010.01.19 455
647 제1시집 사진 이월란 2008.05.09 290
646 견공 시리즈 사타구니를 읽다(견공시리즈 15) 이월란 2009.08.25 423
645 산그림자 이월란 2008.05.10 272
644 산눈 이월란 2009.02.14 272
643 산불 이월란 2008.08.27 273
642 살 빠지는 그림 이월란 2012.02.05 559
641 견공 시리즈 살아남기(견공시리즈 106) 이월란 2011.05.31 268
640 제1시집 살아도 거기까지 이월란 2008.05.09 322
639 제1시집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5.09 415
638 상사 (相思) 이월란 2008.05.10 250
637 상사병 이월란 2008.05.07 553
636 상상임신 이월란 2008.05.09 345
635 상상임신 3 이월란 2010.04.23 465
634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5
633 이월란 2008.10.24 281
632 새 3 이월란 2010.01.11 339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