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43
어제:
298
전체:
5,024,030

이달의 작가
2009.10.08 10:18

과수원댁

조회 수 367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과수원댁



이월란(09/10/07)



개가한 엄마 집에 처음 갔을 땐 중학교를 겨우 마쳤을 때였다 동두천으로 흘러들어 양갈보들의 밥을 해주다 기둥서방 하나 꿰찰 때까진 멀쩡한 정신으로 살았나보다 한 번씩 불어제낀 풍선껌 속에서도 둥근해가 솟았을까 밤낮으로 갈아 입던 미니스커트 속으로도 천한 사랑이 들락거렸을까 몸에 붙인 기술이라곤 습자지처럼 깔리는 것, 제주도 여행사진 속에서 남자와 아이가 웃고 있는데 여자는 정신병동 창살을 붙들고 서 있다 개가한 엄마 집으로 다시 들어가 죽을 얻어먹다가, 한 번씩 나오는 발작도 숨기고 가랑이 벌려 배채운 과거도 숨기고 시골 교사출신 홀아비에게로 처음 시집을 갔다 과수원 막일로 전처 자식들 다 키워 장가 보내고도 여자가 낳은 두 번째 아이는 실성한 어미 흔적처럼 어딘가 모자라다 철지난 사과를 한 상자 이고 나와 평화시장 뒷골목 입구에 오롯이 앉았는데 곳간 속 어둠을 견딘 사과가 입양 되었다 파양당한 고아처럼 자꾸만 어딘가 부실해 보인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1 너의 손은 빛이다 이월란 2009.04.22 318
650 퍼즐 이월란 2009.04.21 289
649 할머니의 시간 이월란 2009.04.21 300
648 출처 이월란 2009.04.21 273
647 돌보석 이월란 2009.04.17 353
646 제3시집 거래 이월란 2009.04.17 306
645 그녀의 펌프질 이월란 2009.04.17 527
644 염(殮) 이월란 2009.04.14 321
643 오늘은, 삶이 2 이월란 2009.04.14 267
642 바다몸 이월란 2009.04.14 270
641 모나크나비는 이월란 2009.04.14 345
640 입술지퍼 이월란 2009.04.14 331
639 알레르기 이월란 2009.04.09 416
638 사레 이월란 2009.04.09 372
637 춤추는 가라지 이월란 2009.04.09 274
636 오늘은, 삶이 이월란 2009.04.07 251
635 엄마는 생각 중 이월란 2009.04.07 263
634 무서운 침묵 이월란 2009.04.07 278
633 가슴귀 이월란 2009.04.07 286
632 똥개시인 이월란 2009.04.07 254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