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2
어제:
307
전체:
5,024,563

이달의 작가
2009.10.21 12:41

귀도(歸島)

조회 수 305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귀도(歸島)



이월란(09/10/19)



뭍의 발자국 잇대어 바다를 건너셨나요
적막한 가슴 더욱 적막히 파도치러 가셨나요
디딜 곳이 너무 많아 떠 있으려 가셨나요
목소리들의 불협화음 물소리로 조율하러 가셨나요
눈물로는 적셔지지 않는 가슴까지 담그러 가셨나요


새들이 떼지어 날아가 버리고 나면 휑하니 비어버리는 곳
아침의 짐을 싣고 부웅, 먼지 일으키며 트럭에 실린 하루가
떠나고 나면 흐린 시야 속에서 야금야금 자라는 곳
뭍의 바람이 너무 매워 차라리 시리고도
푸른 파도 홑이불처럼 끌어당기는 곳


마르지 못해 물괴는 곳마다 절망의 늪을 세우셨나요
언어의 반란군으로 몰려 귀양 가는 당신 이젠 움직일 수 없어
태양의 반점같은 눈물에 목을 매고
팔 한 가닥씩, 다리 한 가닥씩 너울 너울 자라나는 곳


하늘이 바다되고 바다가 하늘되는
망망한 가슴에 수평선을 그으러 가셨나요
뭍의 언어가 들리지 않아 끼륵끼륵 바다갈매기로
귓불 마저 씻으러 가셨나요
갈 곳은 많아도 머물 곳은 없어
발 없는 그 곳으로 가셨나요


발 없이 가슴만 자라는 부푼 섬
내 안에 있는 이 섬
말이에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1 빨간 불이 들어온지 꽤 되었어요 이월란 2008.11.15 305
» 귀도(歸島) 이월란 2009.10.21 305
1009 난지도 사랑 이월란 2008.05.09 306
1008 바람아 이월란 2008.05.10 306
1007 천(千)의 문 이월란 2008.05.10 306
1006 소요산의 가을 이월란 2008.12.19 306
1005 제3시집 거래 이월란 2009.04.17 306
1004 견공 시리즈 새벽별(견공시리즈 31) 이월란 2009.09.23 306
1003 첫눈 3 이월란 2009.11.03 306
1002 샤덴프로이데 이월란 2012.04.10 306
1001 그림자 밟기 이월란 2008.05.09 307
1000 제1시집 뒤뜰의 장미 이월란 2008.05.09 307
999 나, 바람 좀 피우고 올께 이월란 2008.05.10 307
998 견공 시리즈 불륜(견공시리즈 14) 이월란 2009.08.25 307
997 죽어가는 전화 이월란 2009.10.01 307
996 병치레 이월란 2009.12.03 307
995 오리가족 이월란 2011.05.10 307
994 자물쇠와 열쇠 이월란 2012.01.17 307
993 영시집 Airport Terminal 2 이월란 2012.04.10 307
992 모순 이월란 2008.05.09 308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