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58
어제:
183
전체:
5,021,342

이달의 작가
2009.10.21 12:41

귀도(歸島)

조회 수 305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귀도(歸島)



이월란(09/10/19)



뭍의 발자국 잇대어 바다를 건너셨나요
적막한 가슴 더욱 적막히 파도치러 가셨나요
디딜 곳이 너무 많아 떠 있으려 가셨나요
목소리들의 불협화음 물소리로 조율하러 가셨나요
눈물로는 적셔지지 않는 가슴까지 담그러 가셨나요


새들이 떼지어 날아가 버리고 나면 휑하니 비어버리는 곳
아침의 짐을 싣고 부웅, 먼지 일으키며 트럭에 실린 하루가
떠나고 나면 흐린 시야 속에서 야금야금 자라는 곳
뭍의 바람이 너무 매워 차라리 시리고도
푸른 파도 홑이불처럼 끌어당기는 곳


마르지 못해 물괴는 곳마다 절망의 늪을 세우셨나요
언어의 반란군으로 몰려 귀양 가는 당신 이젠 움직일 수 없어
태양의 반점같은 눈물에 목을 매고
팔 한 가닥씩, 다리 한 가닥씩 너울 너울 자라나는 곳


하늘이 바다되고 바다가 하늘되는
망망한 가슴에 수평선을 그으러 가셨나요
뭍의 언어가 들리지 않아 끼륵끼륵 바다갈매기로
귓불 마저 씻으러 가셨나요
갈 곳은 많아도 머물 곳은 없어
발 없는 그 곳으로 가셨나요


발 없이 가슴만 자라는 부푼 섬
내 안에 있는 이 섬
말이에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1 이브의 사과 이월란 2009.10.29 477
810 손끝에 달리는 詩 이월란 2009.10.29 374
809 수목장 이월란 2009.10.24 363
808 인생에는 포즈가 없다 이월란 2009.10.24 334
807 눈물 축제 이월란 2009.10.24 292
806 바람의 교주 이월란 2009.10.24 275
805 유명견 담비(견공시리즈 45) 이월란 2009.10.24 453
804 제3시집 할로윈 이월란 2009.10.21 309
803 바람에 대한 오해 이월란 2009.10.21 477
» 귀도(歸島) 이월란 2009.10.21 305
801 견공 시리즈 단벌신사(견공시리즈 44) 이월란 2009.10.21 322
800 복사본 이월란 2009.10.21 286
799 O. 헨리의 별 이월란 2009.10.17 334
798 카멜레온 이월란 2009.10.17 269
797 애설(愛雪) 이월란 2009.10.17 402
796 피카소 안경 이월란 2009.10.14 497
795 증언 3------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이월란 2009.10.14 395
794 화양연화(花樣年華) 이월란 2009.10.14 330
793 견공 시리즈 휘파람(견공시리즈 43) 이월란 2009.10.14 458
792 견공 시리즈 개같은2(견공시리즈 42) 이월란 2009.10.14 292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