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12
어제:
1,139
전체:
5,019,121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11.11 11:42

토비의 늪(견공 시리즈 46)

조회 수 280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토비의 늪 (견공 시리즈 47)



이월란(09/11/04)



지구 끝까지라도 따라올 듯 내 발꿈치를 놓치지 않는 토비의 동선이 딱, 잘리는 곳이 있으니 그 냉정한 지점은 바로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이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똑같은 높이에 똑같은 카펫인데도 혼자선 결코 한 발도 내딛지 못한다. 엎드린 체념이 영원할 듯 편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안고 내려갈 때조차 오금이 저린 작은 몸둥이가 공포에 질려 있다. 따뜻한 페치카로, 영화 보며 뒹굴던 행복한 추억으로 다진 반년의 세월도 허사다. 아들녀석이 토비를 데리고 내려가 고문이라도 했을까, 토비의 끔찍한 기억을 파헤쳐 보기도 했는데.  


토비를 안고 늪 속으로 내려갈 때마다 곤두서는 내 기억의 등뼈를 토닥여 쓰다듬어 준다. 지상에서 땅속으로 묻혀버린, 앙금처럼 가라 앉은 싸늘한 기억들이 어둠을 먹고 자라는 곳, 내게도 있단다. 결코 내려가고 싶지 않은, 오늘도 따구르르 굴려 떨어뜨려 놓은 고통이 알을 까고 있는 곳, 이별의 뒤안길들이 묻혀 사는 지하실, 내게도 있단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1 제1시집 탑돌이 이월란 2008.05.07 411
170 태양꽃 이월란 2008.05.13 238
169 터널 이월란 2011.05.31 262
168 털털교실 이월란 2010.02.21 406
167 테스트 이월란 2009.11.16 353
166 토끼와 거북이 이월란 2010.06.12 535
165 토르소 이월란 2021.08.16 89
164 견공 시리즈 토비, 천연 스모키 화장의 진수를 보여주다(견공시리즈 52) 이월란 2010.01.11 496
163 견공 시리즈 토비의 고백(견공시리즈 12) 이월란 2009.08.13 356
162 견공 시리즈 토비의 나라(견공시리즈 7) 이월란 2009.06.10 338
» 견공 시리즈 토비의 늪(견공 시리즈 46) 이월란 2009.11.11 280
160 견공 시리즈 토비의 말 2(견공시리즈 61) 이월란 2010.04.27 380
159 견공 시리즈 토비의 말(견공시리즈 1) 이월란 2009.05.19 389
158 견공 시리즈 토비의 창(견공시리즈 51) 이월란 2009.12.09 341
157 견공 시리즈 토비의 천국(견공시리즈 25) 이월란 2009.09.12 401
156 통곡의 벽 이월란 2014.06.14 242
155 제2시집 통성기도 이월란 2008.05.10 212
154 통싯간 이월란 2010.01.13 440
153 통화 중 이월란 2009.07.29 318
152 투명인간 이월란 2009.07.29 318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