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5
어제:
194
전체:
5,030,374

이달의 작가
2009.11.16 13:24

테스트

조회 수 353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테스트



이월란(09/11/13)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시험을 친다
나를 검증해 주겠단다
미련 없는 정찰가격의 바코드를 문신처럼 새겨주겠단다
머릿속의 암종을 인화하기 위해 MRI 원통 속으로 입력되는 인체처럼
스캔 당하는 뒤죽박죽 지식의 질환들이 겪는 폐쇄공포증
태양의 신이 다음 날 떠오르기 위해 지나야만 하는
여기는 하계의 시뮬레이션
암무트 여신이 게걸스럽게 벌린 악어 입 앞에서
나의 심장은 마아트 여신의 깃털보다도 제발 가볍기를
모니터가 시시각각 심문할 때마다 자기장이 소용돌이 치고
대답이 궁색해지는 나는 후진국의 국경을 넘은
비겁한 망명자처럼 비굴해진다
불법체류자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뇌의 용량은 동네 푸줏간의 저울 위에 툭, 얹혀지던
고깃덩어리의 눈금만큼이나 간단명료하다
가슴 어귀, 신비한 문 앞에 서 있는 값싼 송덕비는
로제타석을 해독하는 절차마저 잠식당하고
난제의 열쇠처럼 피어 있던 외진 들꽃의 상형문자는
조롱과 멸시의 진흙 아래 매장되어 있던
골드러시의 메시지로만 암시되는 이 맹랑한 성능시험
여전히 검증받지 못한 불량품처럼 불매의 경고문이 뜨고
원격프린터가 공항검색대의 알몸투사기처럼
울퉁불퉁한 나를 매끄러운 활자로 읽어내고 있다
무질서한 내가 정교한 도표로 출력되고 있다
스크롤바를 하늘 끝으로 끌어올리고 스코어를 클릭한다
아라비아인들이 림보의 땅으로 전해온 즉흥적 산술법
내가 수감될 지식의 방은 여전히 정원 미달이란다


P.S. 당신의 최종점수는 아직도 체점 중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1 밤마다 쓰러지기 이월란 2010.01.23 364
850 밤눈 이월란 2008.12.04 289
849 밤꽃 파는 소녀 이월란 2008.10.20 489
848 발칸의 장미 이월란 2010.01.07 518
847 반지 이월란 2010.09.06 422
846 바이바이 스노우맨 이월란 2011.01.30 446
845 바벨피쉬 이월란 2010.04.13 495
844 바람이었나 이월란 2014.08.25 183
843 제1시집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 이월란 2008.05.07 544
842 바람의 혀 이월란 2008.10.21 298
841 바람의 자식들 이월란 2010.02.12 434
840 바람의 뼈 이월란 2008.05.10 290
839 바람의 밀어 이월란 2008.05.08 376
838 바람의 길 6 이월란 2010.08.08 287
837 견공 시리즈 바람의 길 5(견공시리즈 28) 이월란 2009.09.16 314
836 제2시집 바람의 길 4 이월란 2008.05.10 253
835 바람의 길 3 이월란 2008.05.10 264
834 제1시집 바람의 길 2 이월란 2008.05.09 347
833 제1시집 바람의 길 이월란 2008.05.09 378
832 바람의 그림자 이월란 2009.11.11 430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