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9
어제:
177
전체:
5,020,417

이달의 작가
2009.11.16 13:24

테스트

조회 수 353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테스트



이월란(09/11/13)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시험을 친다
나를 검증해 주겠단다
미련 없는 정찰가격의 바코드를 문신처럼 새겨주겠단다
머릿속의 암종을 인화하기 위해 MRI 원통 속으로 입력되는 인체처럼
스캔 당하는 뒤죽박죽 지식의 질환들이 겪는 폐쇄공포증
태양의 신이 다음 날 떠오르기 위해 지나야만 하는
여기는 하계의 시뮬레이션
암무트 여신이 게걸스럽게 벌린 악어 입 앞에서
나의 심장은 마아트 여신의 깃털보다도 제발 가볍기를
모니터가 시시각각 심문할 때마다 자기장이 소용돌이 치고
대답이 궁색해지는 나는 후진국의 국경을 넘은
비겁한 망명자처럼 비굴해진다
불법체류자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뇌의 용량은 동네 푸줏간의 저울 위에 툭, 얹혀지던
고깃덩어리의 눈금만큼이나 간단명료하다
가슴 어귀, 신비한 문 앞에 서 있는 값싼 송덕비는
로제타석을 해독하는 절차마저 잠식당하고
난제의 열쇠처럼 피어 있던 외진 들꽃의 상형문자는
조롱과 멸시의 진흙 아래 매장되어 있던
골드러시의 메시지로만 암시되는 이 맹랑한 성능시험
여전히 검증받지 못한 불량품처럼 불매의 경고문이 뜨고
원격프린터가 공항검색대의 알몸투사기처럼
울퉁불퉁한 나를 매끄러운 활자로 읽어내고 있다
무질서한 내가 정교한 도표로 출력되고 있다
스크롤바를 하늘 끝으로 끌어올리고 스코어를 클릭한다
아라비아인들이 림보의 땅으로 전해온 즉흥적 산술법
내가 수감될 지식의 방은 여전히 정원 미달이란다


P.S. 당신의 최종점수는 아직도 체점 중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1 제3시집 독방 이월란 2009.11.25 340
850 이월란 2009.11.25 376
849 詩의 체중 이월란 2009.11.25 319
848 가을귀 이월란 2009.11.25 353
847 그리움 3 이월란 2009.11.25 301
846 제3시집 표절시비 이월란 2009.11.25 346
845 견공 시리즈 빛의 아들(견공시리즈 49) 이월란 2009.11.25 416
844 오후 3시 이월란 2009.11.21 267
843 그리움 2 이월란 2009.11.21 332
842 약속 없는 나라 이월란 2009.11.21 323
841 세대차 이월란 2009.11.21 321
840 견공 시리즈 애첩(견공시리즈 48) 이월란 2009.11.21 345
839 기도 2 이월란 2009.11.21 331
838 기억과 사진 이월란 2010.05.21 369
» 테스트 이월란 2009.11.16 353
836 가을 죽이기 이월란 2009.11.16 315
835 사랑의 기원起源 이월란 2009.11.16 429
834 리크 leak 이월란 2009.11.16 332
833 견공 시리즈 잠버릇(견공시리즈 47) 이월란 2009.11.16 284
832 미역국 이월란 2009.11.11 452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