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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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9.12.03 13:47

길고양이

조회 수 401 추천 수 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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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이월란(09/11/30)



길 위에서 길을 잃을 때마다
어슬렁 어슬렁
네 발로 만져보는 현실
수선 피우지 않아도 돼
아무도 쫓아오지 않아
내 안에 길이 들어 있어
나는 길들여지지 않아
발밑에서 엉킨 길들이
가슴 속에서 풀어지는
나는 길을 먹고 사는 길고양이
꼬리로 슬쩍 휘감아보는
내 밖의 길은, 꿈
늘 목마르고 배고픈 혀를 따라
꾸불꾸불 기어나오는 길 따라
태양은 딸꾹질처럼 솟았다 꺼지고
어둠이 길을 먹고
세상이 모두 길이 되는 밤이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내장 같은 길
꺼내보고 또 꺼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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