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
어제:
194
전체:
5,030,311

이달의 작가
2009.12.09 13:49

조회 수 351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월란(09/12/07)



나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저 문 너머에도 내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
한기에 소름 돋던 날은 꿈속 창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나는 통째로 날아가버려
열면 추우리라, 다시 되돌아오지 못하리라
아니, 아예 잠겨 있으리라, 그랬는데
저 문을 열면 시퍼런 강물이 이무기를 키우고 있으리라
저 문을 열면 태풍이 나를 갈갈이 찢으리라, 그랬었는데
열면 열린다는 사실은 케케묵은 해피엔딩의 전설이었는데
유년의 꿈을 선명히 새기고도 너무 늙어 녹슬어 버리더니
누군가, 언젠가 열어주리라 지독히도 기다리더니
꿈의 톱날은 벽에도 문을 그리고 손잡이를 달아
그 누군가의 손이 나의 손이었다고
그 언젠가가 바로 지금이었다고
삐꺼더덕 삐꺼더덕 입을 열고 있다
내가 디딜 수 있는 땅이 문 너머에도 다져지고 있었다니
나의 뒷모습을 닮은 그림자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니
문의 심장은 내 손에 쏘옥 들어오는 손잡이였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71 범죄심리 이월란 2010.08.08 374
870 벌레와 그녀 이월란 2009.08.29 365
869 버뮤다 삼각지대 이월란 2009.06.01 584
868 버리지 못하는 병 이월란 2008.05.09 865
867 버러지 이월란 2010.01.29 397
866 백지 사막 이월란 2009.11.03 378
865 백일장 심사평 이월란 2008.05.10 286
864 견공 시리즈 백수건달 토비 (견공시리즈 92) 이월란 2011.04.09 358
863 백념(百念) 이월란 2008.09.03 299
862 시평 백남규 평론 이월란 2016.08.15 47
861 배아 이월란 2010.07.19 433
860 배란기 이월란 2008.05.10 349
859 방황 이월란 2008.05.08 326
858 이월란 2008.05.10 236
857 제2시집 밤의 초음파 이월란 2008.05.10 305
856 밤의 정가(情歌) 이월란 2008.05.10 244
855 밤섬 이월란 2011.03.18 377
854 밤비행기 2 이월란 2009.08.29 425
853 제2시집 밤비행기 이월란 2008.08.24 264
852 밤비 이월란 2010.05.30 400
Board Pagination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