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93
어제:
223
전체:
5,029,010

이달의 작가
2009.12.09 13:49

조회 수 351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월란(09/12/07)



나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저 문 너머에도 내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
한기에 소름 돋던 날은 꿈속 창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나는 통째로 날아가버려
열면 추우리라, 다시 되돌아오지 못하리라
아니, 아예 잠겨 있으리라, 그랬는데
저 문을 열면 시퍼런 강물이 이무기를 키우고 있으리라
저 문을 열면 태풍이 나를 갈갈이 찢으리라, 그랬었는데
열면 열린다는 사실은 케케묵은 해피엔딩의 전설이었는데
유년의 꿈을 선명히 새기고도 너무 늙어 녹슬어 버리더니
누군가, 언젠가 열어주리라 지독히도 기다리더니
꿈의 톱날은 벽에도 문을 그리고 손잡이를 달아
그 누군가의 손이 나의 손이었다고
그 언젠가가 바로 지금이었다고
삐꺼더덕 삐꺼더덕 입을 열고 있다
내가 디딜 수 있는 땅이 문 너머에도 다져지고 있었다니
나의 뒷모습을 닮은 그림자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니
문의 심장은 내 손에 쏘옥 들어오는 손잡이였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1 마음의 병 이월란 2010.05.18 409
730 제1시집 마음의 거리(距離) 이월란 2008.05.08 484
729 마음 검색 이월란 2010.11.24 401
728 마스크 이월란 2021.08.16 55
727 마른꽃 2 이월란 2011.07.26 346
726 마른 꽃 이월란 2009.09.29 371
725 마르티넬라의 종 이월란 2009.10.29 383
724 제3시집 마루타 알바 이월란 2009.06.17 506
723 마로니에 화방 이월란 2009.08.06 445
722 마력 이월란 2009.12.09 304
721 마(魔)의 정체구간 이월란 2008.05.10 280
720 립싱크 (lip sync) 이월란 2009.07.27 283
719 립스틱, 내가 나를 유혹하는 이월란 2009.12.22 413
718 리크 leak 이월란 2009.11.16 332
717 로봇의 눈동자 이월란 2009.09.19 478
716 제2시집 로란 (LORAN) 이월란 2008.07.16 263
715 로또 사러 가는 길 이월란 2011.12.14 742
714 레테의 강 이월란 2011.07.26 508
713 레퀴엠(requiem) 이월란 2008.05.10 227
712 레모네이드 이월란 2008.05.09 364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