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12
어제:
298
전체:
5,023,999

이달의 작가
2010.01.04 13:53

실비아, 살아있는

조회 수 344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실비아, 살아 있는



이월란(09/12/30)



나의 머리는 한 번도 생각이란 걸 해 본 적이 없죠
나의 가슴은 한 번도 사랑이란 걸 해 본 적이 없죠


잃어버린 가슴을 관통하는 시의 행간들을 먹고 살았어요
눈부신 빨래 뒤에는 때에 절은 일상이
강의실 뒤에는 아이 울음소리에 성급히 넘겨버린 책장이
나의 시들을 다시 읽어주고 있네요
당신의 바람은 천국의 아이를 배고 있다네요
사랑은 사랑할 때까지만 사랑이에요
그리곤 새들이 물어가 버리죠
꽃들이 앗아가 버리죠
당신의 아이들을 태우고 바닷가로 갔어요
파도마저도 나를 버리더군요
크리스마스 트리 위에 아이가 만든 천사를 세워 두고
잠든 아이들을 위해 세상의 마지막 아침을 구워요
아이들의 잠이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테잎으로 문틈을 봉하구요
백치의 질식을 꿈꾸어요 사랑에 미친 냉혈한을 꿈꾸어요
한 번도 나를 받아주지 않았던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비극은 살아있다는 것
광기의 벼랑으로 떨어지는 생명을 받아 먹고
끝끝내 나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던 그 세상이
이제야 내 속으로 갇히고 있네요



* 실비아 : 크리스틴 제프 감독의 영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1 새떼 이월란 2008.11.19 238
550 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2008.11.18 193
549 첫눈 2 이월란 2008.11.17 252
548 전. 당. 포. 이월란 2008.11.17 242
547 빨간 불이 들어온지 꽤 되었어요 이월란 2008.11.15 305
546 제3시집 흔들리는 집 6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 이월란 2008.11.12 497
545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73
544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543 나는 나의 詩가 혐오스럽다 이월란 2008.11.06 282
542 신비로운 공식 이월란 2008.11.06 217
541 감원 바이러스 이월란 2008.11.04 243
540 여기는 D.M.Z. 이월란 2008.11.02 274
539 낙엽을 읽다 이월란 2008.11.01 244
538 단행본 이월란 2008.10.31 208
537 제3시집 내부순환도로 이월란 2008.10.30 365
536 부화(孵化) 이월란 2008.10.29 237
535 피사체 이월란 2008.10.28 271
534 인사동 아리랑 이월란 2008.10.27 419
533 어둠숨쉬기 이월란 2008.10.26 225
532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08.10.25 366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