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4
어제:
156
전체:
5,020,235

이달의 작가
2010.01.07 10:55

발칸의 장미

조회 수 517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발칸의 장미



이월란(10/01/05)



가장 춥고 가장 어두운 시간
그는 내 안으로 들어와 향기를 딴다
지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꽃
태양은 아드리아와 이오니아로 빠져버린지 오래다
오늘은 헬라어로 울까요 루마니아어로 울까요
자정이 지나고 새벽이 오기 전에
반도의 향수꾼처럼 꽃가위는 날이 서 있다
밤이면 살이 시린 짐승이 되지 않고
향기를 좇는 그루누이*가 되어
배꼽 아래 향기들이 알을 슬고 있다는
후미진 신앙을 숭배하며
꿈틀대던 애벌레가 전신에 솜털로 돋으면
억만 개의 날개 사이로 한동안 날아오르는 어둠
발칸의 장미밭을 날아다니는
인간과 짐승 사이의 향기로
천사와 인간 사이의 향기로
원시의 체중 아래 목이 졸리는 밤은
반섬 가득 쏟아져내리는 장미별이 붉다



*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의 주인공 이름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11 제1시집 길손 이월란 2008.05.09 321
1510 제1시집 무정물(無情物) 이월란 2008.05.09 349
1509 제1시집 시나위 이월란 2008.05.09 388
1508 난지도 사랑 이월란 2008.05.09 306
1507 제1시집 실낙원 이월란 2008.05.09 359
1506 제1시집 플라네타륨의 꽃 이월란 2008.05.09 294
1505 그림자 밟기 이월란 2008.05.09 307
1504 회향(懷鄕) 이월란 2008.05.09 299
1503 숙명 이월란 2008.05.09 270
1502 그대 내게 있음에 이월란 2008.05.09 303
1501 간장종지 이월란 2008.05.09 322
1500 이혼병(離魂病) 이월란 2008.05.09 292
1499 회유(回游) 이월란 2008.05.09 313
1498 봄비 이월란 2008.05.09 288
1497 비꽃 이월란 2008.05.09 475
1496 제1시집 사진 이월란 2008.05.09 290
1495 만남 이월란 2008.05.09 291
1494 Sunshine State 이월란 2008.05.09 365
1493 제1시집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5.09 344
1492 기다림 이월란 2008.05.09 328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