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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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1.23 02:24

비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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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일기



이월란(10/01/20)



초등학교 시절 일기장 검사는 공공연한 숙제였다
나는 가끔씩 그럴듯한 거짓말로 동화를 써재꼈다
아버지는 동화 속 주인공으로 둔갑시켰고
나는 종종 해피엔딩의 담벼락에
포스터처럼 붙어 있곤 했다
그 담벼락 밑에 꽃처럼 피어 있곤 했다
참 잘 했어요 라는 스마일 도장밥을 이마에 찍고서야
타박타박 현실의 대문으로 들어가곤 했던 것이다
나의 일기를 훔쳐 본 언니는 다툴 때마다 빈정거렸다
아버지가 언제 그랬냐고, 네가 언제 그랬냐고
죽도록 미웠던 언니는
지금은 죽도록 그리워
내가 여시와 야시를 오가는 동안
곰과 소 사이를 오가던 순둥이 언니가
지금은 죽도록 그리워
나의 시가 종종 그 때의 일기를 쏙 빼닮아 있는데도
가난한 살림을 불리느라 지금은
공개되어버린 나의 일기장을
더 이상 읽어주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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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랑빚

  2. 미개인

  3. 아버지

  4. 편지 3

  5. 범죄심리

  6. 노을 4

  7. 빈가지 위에 배꽃처럼

  8. 체중계

  9. 세컨드 랭귀지

  10. 꽃시계

  11. 페르소나(견공시리즈 73)

  12. 졸개

  13. 눈물의 城

  14. 넌 내꺼 (견공시리즈 96)

  15. 바람의 밀어

  16. 비밀일기

  17. The Reason

  18. 연중행사

  19. 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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