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184
전체:
5,020,625

이달의 작가
2010.02.12 12:37

꿈꾸는 발

조회 수 511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꿈꾸는 발



이월란(10/02/04)
  


불온한
유전자의 본체는 꿈을 밟고 점프 중이다
허상의 계단을 밟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꿈을 조종하는 아바타는 나를 버린지 오래다
꿈을 꾸기엔 아주 좋은, 이 나지막한 세상
한 치 높은 허공은 꽃들의 정수리였다
한 뼘 더 긴옷은 벗은 꿈을 가리는 베일이었다  
한 치 높은 가식도 마저 덮어줄까
두려워 내려 놓았던 높은 세월을 끌어당겨
다신 내려가지 않겠다고 입술 깨물던
푹신하게 나를 삼킨 나락의 발을 붙들고
하늘 밑바닥을 재어볼까
떠받친 전신의 하중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발바닥에서 문신처럼 태어난 지도는
안개의 해부도처럼 친절하지도 못하다
질긴 육질같은 상실의 길만 물고 늘어진다
눈이 없는게 나을까, 발이 없는게 나을까
목발에 접붙인 절뚝거리는 유목의 혈통은
강이 흐르는 다리목쯤, 그 속절없이 늘어선 길 위에
오도카니 앉아, 유랑의 피 한 점
흘려 보내도 볼 일이다
손등에라도 찍어두고 싶은 노련한 발자국들
눈밭처럼 녹아내리고 있는 저 꿈의 부조는
상승의 이데아에 목맨 허영심으로
핏줄이 당기도록 생의 뒤꿈치를 들다보면
몸끝에서 기형으로 자라나오는 길
십 센티미터에 부웅 떠버린 거푸집 같은  
킬힐 속에서 아직도 꿈꾸는 두 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1 짤 없는 주인장 이월란 2008.05.09 371
170 제1시집 그리워라 이월란 2008.05.09 290
169 좋은 글 이월란 2008.05.09 295
168 제1시집 너의 이름은 이월란 2008.05.09 402
167 차도르*를 쓴 여인 이월란 2008.05.09 406
166 맹인을 가이드하는 정신박약자 이월란 2008.05.09 377
165 동시 7편 이월란 2008.05.09 443
164 사랑 1 이월란 2008.05.09 311
163 제1시집 비상 -------- 프론티어 1177W기, 좌석 14-D 에서 이월란 2008.05.09 344
162 갱신(更新) 이월란 2008.05.09 313
161 호감 이월란 2008.05.09 472
160 기다림 이월란 2008.05.09 328
159 제1시집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5.09 344
158 Sunshine State 이월란 2008.05.09 365
157 만남 이월란 2008.05.09 291
156 제1시집 사진 이월란 2008.05.09 290
155 비꽃 이월란 2008.05.09 475
154 봄비 이월란 2008.05.09 288
153 회유(回游) 이월란 2008.05.09 313
152 이혼병(離魂病) 이월란 2008.05.09 292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