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
어제:
267
전체:
5,024,063

이달의 작가
2010.02.21 07:14

이혼의 꿈

조회 수 604 추천 수 4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혼의 꿈



이월란(10/02/18)



신혼 초에 나는 착한 이혼을 꿈꾸었었다
왜냐하면, 나는 뜯기 좋은 돼지갈비를 넣은 김치찌개를 좋아하는데
그는 두부만 넣은 김치찌개만 먹겠다고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돼지갈비를 벌레 보듯 하는 그의 눈 앞에서
나는 꿈틀거리는 벌레를 쫄깃쫄깃 씹으면서 선량한 이혼을 꿈꾸었었다


30대에도 난 얌전한 이혼을 꿈꾸었었다
왜냐하면 나는 CNN 뉴스가 보고 싶은데
그는 풋볼게임을 보다가 채널을 돌리면 골프고
또 채널을 돌리면 농구고 또 채널을 돌리면 야구였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나는 이성적인 이혼을 꿈꾸고 있다
이 나이가 되도록 누군가가 내게 명령하고 간섭한다는 것이
순간 순간 끔찍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갸륵한 꿈들이 모두 이루어졌다면
인류는 간단히 멸종했을 것이다


지구는 건재하다
악랄한 이혼을 꿈꿀 때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1 사람이 그리울 때 이월란 2008.05.09 432
350 나를 파먹다 이월란 2010.06.28 432
349 배아 이월란 2010.07.19 433
348 제목이 뭔데 이월란 2010.08.22 433
347 영문 수필 Do Memoirs Have to Be True? 이월란 2011.01.30 433
346 견공 시리즈 개같은(견공시리즈 2) 이월란 2009.05.30 434
345 바람의 자식들 이월란 2010.02.12 434
344 내게 당신이 왔을 때 이월란 2010.04.18 434
343 견공 시리즈 엘리와 토비(견공시리즈 87) 이월란 2010.12.26 434
342 겨울비 이월란 2011.03.18 434
341 제3시집 목격자 이월란 2009.09.16 435
340 호스피스의 유서 이월란 2010.03.22 435
339 나와 사랑에 빠지기 이월란 2010.04.13 435
338 식기 세척기 이월란 2010.06.12 435
337 영문 수필 Semiotic Comparison between Saussure and Bakhtin 이월란 2014.05.28 435
336 그들은 이월란 2008.05.08 436
335 사루비아 이월란 2010.02.28 436
334 P.O.W. 이월란 2010.04.27 436
333 견공 시리즈 씹어야 맛(견공시리즈 112) 이월란 2011.10.24 437
332 견공 시리즈 제3자의 착각(견공시리즈 83) 이월란 2010.10.29 438
Board Pagination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