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8
어제:
223
전체:
5,028,855

이달의 작가
2010.03.15 14:47

눈별

조회 수 442 추천 수 4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눈별



이월란(10/03/10)
  


눈내린 겨울밤엔 별이 뜨지 않는다
눈 내린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베갯머리에서 눈맞춰 둔, 시선 끝의 별 세 개
따뜻한 나라로 날아가버린 철새였다
별 없는 밤, 폭설을 머금고 눈뜬 하늘
뜨거워진 지구가 머리를 식힐 때쯤
기상청의 적설량은 너와 나의 두절
내일도 눈밭이겠다, 눈을 업고
철새의 날개를 달고 날아간버린 겨울별들
회귀선 엉킨 하늘 영토마다
저 별들의 고향은 언제나 멀고도 따뜻한 곳
저 별들의 고향은 언제나 더 눈부신 곳
저 눈 다 내리고나면, 다 쏟아지고나면
여기보다 더 따뜻한
철새들 돌아오는 봄의 문턱쯤에선
별들도 돌아와 내 눈 속에 둥지를 틀겠지
태평양의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아기 엘니뇨의 울음소리로
별들이 날아간 북극은 예년보다 더 따뜻하단다
허공이 컹컹 하얗게 짖고 있는 밤
기억처럼 박혀 있는 별 하나
자꾸만 창틀 밖으로 기어나가고 있다
별 없이도 밤하늘이 푸르다


별처럼 박혀 있던 당신이 가고서도
하늘이 여전히 푸르렀던 것처럼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1 레드 벨벳 케잌 이월란 2010.10.29 715
710 라일라* 이월란 2008.12.19 253
709 라식 이월란 2009.02.03 269
708 수필 라스트 노트 이월란 2009.09.04 794
707 뜨거운 기억 이월란 2009.03.21 253
706 견공 시리즈 뛰어다니는 백지(견공시리즈 9) 이월란 2009.08.01 312
705 똥파리 이월란 2009.06.17 328
704 똥개시인 이월란 2009.04.07 254
703 또 하나의 얼굴 이월란 2008.05.08 414
702 떠난다는 것 이월란 2011.09.09 268
701 떠 보기 이월란 2011.12.14 254
700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 2014.10.22 205
699 딸기방귀 이월란 2010.04.05 455
698 디카 속 노을 이월란 2009.07.27 297
697 디아스포라의 바다 이월란 2008.09.06 219
696 디스토마 이월란 2009.08.06 312
695 제2시집 등라(藤蘿) 이월란 2008.05.10 343
694 등 굽은 여자 이월란 2008.05.10 360
693 제1시집 들꽃 이월란 2008.05.09 304
692 뒷모습 이월란 2008.05.09 380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