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3
어제:
288
전체:
5,021,714

이달의 작가
2010.03.15 14:48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조회 수 494 추천 수 4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이월란(10/03/11)



밤새 냉장실에서 몸을 녹였을 너를 생각했지
그렇게 갈라질 뱃속에 너를 품었을 때
세상도 함께 품었음을
상온에서 금새 녹아버릴 내장 속의 얼음 알갱이들을
헤아리며, 해산하며
함께 해산해버린 꿈의 결정체를
땅빛 기억의 옷을 다 벗기고
하얀 알몸으로 너부러지는 현실을
한 주먹으로 감싸쥐어도 좋을
연체동물의 허물어지는 세월로 바다를 가르며
다리가 머리에 붙어 있어
머리로 너에게로 갔지
듣지도, 날지도 못하는 날개 같은 귀로
너에게로 갔지
적을 만나면 먹물을 토하고 달아난다잖아
그렇게 검푸러진 바다를
가상의 곡선으로 출렁인다지
짝짓기를 할 때마다 열 개의 다리로 감싸던
그 단단했던 바위 아래 주저앉고 나서야
비린 현실의 도마 위라는 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51 제3시집 공항대기실 2 이월란 2008.10.22 722
1250 제3시집 공항대기실 3 이월란 2010.12.14 349
1249 곶감 이월란 2008.05.08 398
1248 과수원댁 이월란 2009.10.08 367
1247 과연, 이월란 2010.05.30 355
1246 관(棺) 이월란 2010.03.05 453
1245 관계 이월란 2011.01.30 495
1244 괄호 속에서 이월란 2009.07.27 316
1243 제2시집 광녀 이월란 2008.05.10 298
1242 광복64주년기념 낭송축시 이월란 2009.08.25 311
1241 견공 시리즈 굄(견공시리즈 104) 이월란 2011.05.31 381
1240 제3시집 구두의 역사 이월란 2009.09.29 531
1239 구신 들린 아이 이월란 2009.02.08 263
1238 국경의 봄 이월란 2009.01.27 302
1237 제2시집 군중 속에서 이월란 2008.07.14 264
1236 굿 이월란 2009.11.11 319
1235 궁상 이월란 2011.10.24 263
1234 견공 시리즈 귀(견공시리즈 77) 이월란 2010.07.09 351
1233 귀도(歸島) 이월란 2009.10.21 305
1232 귀로 이월란 2008.05.10 280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