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4
어제:
227
전체:
5,029,457

이달의 작가
2010.03.22 15:31

기다림이 좋아서

조회 수 417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기다림이 좋아서



이월란(10/04/15)



기다림을 만들어 본 적 있는가
피 마르듯 바싹바싹 타오르는 시간이 뜨거워
화인 같은 발자국 찍으며
자꾸만 뒤돌아 본 적 있는가
들꽃 날리는 삼월의 달력을 넘기면서
기다리는, 그런 겨울 끝의 봄이 아닌
약속 시간 앞에 두고 거울 앞에 서는
그런 발끝의 기다림이 아닌
뒤곁의 작은 새가 물어다 놓은 순간의 시간이
산을 넘고 사막을 지나 먼 가슴의 문을 두드리는
그런 기다림이 마냥 좋아서
기약 없는 밑그림, 자꾸만 그려 본 적 있는가
미세한 먼지와 눈을 맞추는
기다림 없는 시간이 불구의 생명 같아
숨소리 새기듯 시계바늘에 맥박을 걸어두고
살아있음을 태우던 그 시간
낙엽 태우는 매케함만이 살아 있는 냄새 같아
푸른 기억의 잎들을 한 잎 한 잎 떨구어 불을 내고
홀로 엎드린 오버랩 속에 멍, 앉아 있다
속물 같은 기다림에 속았어도
속지 않은 기분, 기다림의 길이 차라리
돌아보니 가장 아름다운 길이었음에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71 어느 아침 이월란 2008.05.10 246
1170 어느 시인 이월란 2008.05.09 327
1169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이월란 2008.05.07 579
1168 약속 없는 나라 이월란 2009.11.21 323
1167 약속 2 이월란 2012.02.05 331
1166 약속 이월란 2009.09.23 282
1165 야바위 이월란 2010.02.15 329
1164 야누스 이월란 2010.02.12 370
1163 야경(夜景) 이월란 2008.05.07 575
1162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1.08.16 53
1161 야경 이월란 2015.03.30 106
1160 견공 시리즈 애첩(견공시리즈 48) 이월란 2009.11.21 345
1159 견공 시리즈 애완(견공시리즈 85) 이월란 2010.12.14 453
1158 애설(愛雪) 이월란 2009.10.17 402
1157 애모 이월란 2008.05.07 635
1156 알레르기 이월란 2009.04.09 416
1155 제3시집 알래스카 1 이월란 2016.08.15 109
1154 알기나 아니? 이월란 2008.05.08 373
1153 안락한 총 이월란 2009.10.08 288
1152 안락사 이월란 2010.01.19 348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