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66
어제:
235
전체:
5,025,138

이달의 작가
2010.03.22 15:31

기다림이 좋아서

조회 수 417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기다림이 좋아서



이월란(10/04/15)



기다림을 만들어 본 적 있는가
피 마르듯 바싹바싹 타오르는 시간이 뜨거워
화인 같은 발자국 찍으며
자꾸만 뒤돌아 본 적 있는가
들꽃 날리는 삼월의 달력을 넘기면서
기다리는, 그런 겨울 끝의 봄이 아닌
약속 시간 앞에 두고 거울 앞에 서는
그런 발끝의 기다림이 아닌
뒤곁의 작은 새가 물어다 놓은 순간의 시간이
산을 넘고 사막을 지나 먼 가슴의 문을 두드리는
그런 기다림이 마냥 좋아서
기약 없는 밑그림, 자꾸만 그려 본 적 있는가
미세한 먼지와 눈을 맞추는
기다림 없는 시간이 불구의 생명 같아
숨소리 새기듯 시계바늘에 맥박을 걸어두고
살아있음을 태우던 그 시간
낙엽 태우는 매케함만이 살아 있는 냄새 같아
푸른 기억의 잎들을 한 잎 한 잎 떨구어 불을 내고
홀로 엎드린 오버랩 속에 멍, 앉아 있다
속물 같은 기다림에 속았어도
속지 않은 기분, 기다림의 길이 차라리
돌아보니 가장 아름다운 길이었음에




?

  1. 흙비

    Date2010.03.22 Category By이월란 Views523
    Read More
  2. 호스피스의 유서

    Date2010.03.22 Category By이월란 Views435
    Read More
  3. 절망에게

    Date2010.03.22 Category By이월란 Views396
    Read More
  4. 가시나무새

    Date2010.03.22 Category By이월란 Views390
    Read More
  5. 기다림이 좋아서

    Date2010.03.22 Category By이월란 Views417
    Read More
  6. 봄, 여름, 가을, 겨울

    Date2010.03.22 Category By이월란 Views466
    Read More
  7. 그 분의 짜증(견공시리즈 59)

    Date2010.03.22 Category견공 시리즈 By이월란 Views444
    Read More
  8. The Island of Language

    Date2010.03.22 Category영시집 By이월란 Views336
    Read More
  9. Longing

    Date2010.03.22 Category영시집 By이월란 Views347
    Read More
  10. 휠체어와 방정식

    Date2010.03.15 Category By이월란 Views467
    Read More
  11.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Date2010.03.15 Category By이월란 Views494
    Read More
  12. 눈별

    Date2010.03.15 Category By이월란 Views442
    Read More
  13. 아버지

    Date2010.03.15 Category By이월란 Views374
    Read More
  14. 미개인

    Date2010.03.15 Category By이월란 Views374
    Read More
  15. 마흔 다섯 계단(견공시리즈 58)

    Date2010.03.15 Category견공 시리즈 By이월란 Views414
    Read More
  16. If the Moment Comes Again

    Date2010.03.13 Category영시집 By이월란 Views387
    Read More
  17. A Mist and a Virus

    Date2010.03.13 Category영시집 By이월란 Views340
    Read More
  18. The Shaking House

    Date2010.03.13 Category영시집 By이월란 Views370
    Read More
  19. A Dried Flower

    Date2010.03.13 Category영시집 By이월란 Views358
    Read More
  20. The Reason

    Date2010.03.13 Category영시집 By이월란 Views37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