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47
어제:
298
전체:
5,024,034

이달의 작가
2010.03.22 15:33

절망에게

조회 수 396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절망에게



이월란(10/03/17)



희망의 팔짱을 끼고 웨딩마치를 올렸을 때
나는 절망의 애인을 잊기로 했었다
꿈과 체념 사이를 이간질 하던
간신 같은 세월의 손을 잡고
남루했던 청춘을 등지고도 살아남은 중세는
매일 아침 희망과의 동침에서 깨어나도
나의 밑바닥까지 들여다 본 절망을
눅눅해지는 침실 머리맡에 앉혀두었음은
아침의 해아래 매일 지워내도
돌아서는 비루한 절망의 뒷모습이
어쩌면 고향처럼 늘 아늑했던 것임은
쥐고 있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은
매혹과 환멸의 강 사이
매일 아침 희망의 세례를 받고도
어둠이 오듯 매일밤 절망이 내리면
눈부신 절망이 새옷을 입고 내리면
오늘은 수족의 혁명에 가담하고
내일은 마법에 걸린 머리가 되었기 때문
보이는 세상은 보이지 않는 나를
결코 기소하지 못하는 나의 법정에서
희망의 청원을 거절하지 못해
보석으로 풀려나는 절망의 뒷모습으로도
희망을 향해 낯뜨거운 팔을 또 벌리고 말았기 때문
배를 맞추고 말았기 때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1 버러지 이월란 2010.01.29 396
» 절망에게 이월란 2010.03.22 396
489 편지 1 이월란 2010.06.18 396
488 견공 시리즈 역할대행(견공시리즈 78) 이월란 2010.08.22 396
487 영문 수필 Security or Freedom 이월란 2010.09.20 396
486 히키코모리 이월란 2011.03.18 396
485 영문 수필 Einstein’s Bees 이월란 2011.04.09 396
484 어둠과 나무 이월란 2011.10.24 396
483 눈의 혀 이월란 2008.05.09 397
482 스와인 플루 이월란 2009.05.04 397
481 시가 말을 건다 이월란 2009.05.12 397
480 곶감 이월란 2008.05.08 398
479 홍옥 이월란 2010.08.22 398
478 그는 지금, 이월란 2012.08.17 398
477 제1시집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5.08 399
476 평론의 횟감 이월란 2010.04.13 399
475 견공 시리즈 그리움 (견공시리즈 99) 이월란 2011.04.09 399
474 눕고 싶을 때가 있다 이월란 2008.05.09 400
473 제3시집 이 남자 이월란 2010.01.13 400
472 늙어가기 이월란 2010.04.05 400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