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13
어제:
276
전체:
5,028,807

이달의 작가
2010.03.22 15:33

절망에게

조회 수 396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절망에게



이월란(10/03/17)



희망의 팔짱을 끼고 웨딩마치를 올렸을 때
나는 절망의 애인을 잊기로 했었다
꿈과 체념 사이를 이간질 하던
간신 같은 세월의 손을 잡고
남루했던 청춘을 등지고도 살아남은 중세는
매일 아침 희망과의 동침에서 깨어나도
나의 밑바닥까지 들여다 본 절망을
눅눅해지는 침실 머리맡에 앉혀두었음은
아침의 해아래 매일 지워내도
돌아서는 비루한 절망의 뒷모습이
어쩌면 고향처럼 늘 아늑했던 것임은
쥐고 있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은
매혹과 환멸의 강 사이
매일 아침 희망의 세례를 받고도
어둠이 오듯 매일밤 절망이 내리면
눈부신 절망이 새옷을 입고 내리면
오늘은 수족의 혁명에 가담하고
내일은 마법에 걸린 머리가 되었기 때문
보이는 세상은 보이지 않는 나를
결코 기소하지 못하는 나의 법정에서
희망의 청원을 거절하지 못해
보석으로 풀려나는 절망의 뒷모습으로도
희망을 향해 낯뜨거운 팔을 또 벌리고 말았기 때문
배를 맞추고 말았기 때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1 레드 벨벳 케잌 이월란 2010.10.29 715
710 라일라* 이월란 2008.12.19 253
709 라식 이월란 2009.02.03 269
708 수필 라스트 노트 이월란 2009.09.04 794
707 뜨거운 기억 이월란 2009.03.21 253
706 견공 시리즈 뛰어다니는 백지(견공시리즈 9) 이월란 2009.08.01 312
705 똥파리 이월란 2009.06.17 328
704 똥개시인 이월란 2009.04.07 254
703 또 하나의 얼굴 이월란 2008.05.08 414
702 떠난다는 것 이월란 2011.09.09 268
701 떠 보기 이월란 2011.12.14 254
700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 2014.10.22 205
699 딸기방귀 이월란 2010.04.05 455
698 디카 속 노을 이월란 2009.07.27 297
697 디아스포라의 바다 이월란 2008.09.06 219
696 디스토마 이월란 2009.08.06 312
695 제2시집 등라(藤蘿) 이월란 2008.05.10 343
694 등 굽은 여자 이월란 2008.05.10 360
693 제1시집 들꽃 이월란 2008.05.09 304
692 뒷모습 이월란 2008.05.09 380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