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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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없이 그대를 사랑하는 일은


이월란(10/03/25)



부서지는 활자들의 짧은 선으로 그 얼굴 그려보는 일이었네
휘잉, 바람소리만으로도 휘청이는 가지들을 하나 하나 옭아매는 일이었네
관객 없는 무대 위에서 무반주의 노래를 부르는 일이었네
거울 앞에서 옷을 입을 때마다 거울 속의 내가 옷을 벗는 일이었네
계절이 수없이 바뀌어도 지나간 한 계절 위에서 움직일 수 없는 일이었네
눈부시게 피어난 꽃을 보고도 영원히 이름 지을 수 없는 일이었네
비문과 오문의 행간에서 오타만을 찾아 헤매는 일이었네
선잠 속 꿈처럼 비행하다 절벽 끝에서 멈춰버리는 일이었네
내게 눈 맞춰 오는 현실을 한 장면, 한 장면 외면하는 일이었네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고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 일이었네
지상에 없는 색으로 빈 가슴을 채색하는 일이었네
돌아앉은 나를 매일 매일 되돌려 앉히는 일이었네

그대 없이 그대를 사랑하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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