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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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1.09.09 05:29

고인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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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물


이월란(2011-8)


하늘에서 떨어진 빗물이었을까
산비탈을 타고 내려왔을 눈물이었을까
샘물은 등산객들의 가슴을 흐르고
시냇물은 강물의 핏줄이 되어 흐르고
강물은 바다의 분신이 되어 흐르는데

하루는 새의 얼굴이 되어보고
하루는 구름의 얼굴이 되어보고
하루는 비행기의 얼굴이 되어보고
하루는 바람의 얼굴이 되어보고

흐르는 것들을 죄다 비추어 보아도
나는 흐르지 않더라
발밑에 슨 물곰만 자라는데
나를 데려가 주겠다는 얼굴 하나
팽팽한 세월의 얼굴이더라
세월 끝에 바다가 있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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