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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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4.05 00:53

딸기방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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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방귀



이월란(10/03/30)



가시내들이 모여 딸기밭에 갔었지
언니, 동생, 친구 언니, 동생, 온통 가시내들
딸기밭엔 웬 딸기가 그렇게나 많던지
한 번 들어가면 배가 터지도록 먹을 수 있댔지
한 번 나오면 다신 들어갈 수 없댔지
뱃속에만 넣어올 수 있댔지
햇살에 달구어진 딸기로 목구멍까지 깔깔대며 딸기몸을 부풀리고
딸기입술로 딸기를 따며 발간 방귀를 낄 때까지
지는 해를 부등켜안고 딸기밭을 뒹굴었지
한 번 나가면 다신 들어올 수 없댔으니까
해도 지고, 딸기도 지고
딸기가 되어버린 가시내들이 깔깔대며 딸기밭을 나왔는데
꼴까닥 진 해가 딸기처럼 다시 떠오르면
딸기를 언제 먹었었더라
또 다시 바알간게 먹고싶어지던, 딸기같던 가시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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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늙어가기

  2. 詩의 벽

  3. 딸기방귀

  4. 물받이

  5. 봄눈 2

  6. 이젠, 안녕

  7. 지진이 났다(견공시리즈 60)

  8. 기다림 2

  9. 비온 뒤

  10. 나와 사랑에 빠지기

  11. 가벼워지기

  12. 평론의 횟감

  13. 바벨피쉬

  14. 나의 통곡은

  15. 예감

  16. 누드展

  17. 내게 당신이 왔을 때

  18. 금단(禁斷)

  19. 피터 팬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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