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1
어제:
219
전체:
5,030,186

이달의 작가
2010.07.09 06:37

단풍론

조회 수 442 추천 수 4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단풍론


이월란(10/07/06)


다시 단풍 들면
나도 변색하거나 변장할 것이다
환절 앞에 앉은 하루해가 기지개를 켤 때마다
따다닥 각 맞추는 소리 지루하고도 슬퍼
낙엽처럼 떨어져 쌓인 세월의 뼛조각들 앞에서
남은 척추에 다시 울긋불긋 물을 들이고
렌즈 속 프레임마다 혈관처럼 피가 흘러
버리고 온 그 마음으로 다시 변심할 것이다
여름과 겨울 사이에서 탈색해버린 이성으로
극비사항을 발설해버린
기억의 출혈이 허공에 써둔 혈서처럼
가지 꺾인 열 손가락 마디마디 욱신거려
잔서殘暑로 따끈한 머리를 감싸 쥐고
추색 짙은 잎새 옷을 다시 챙겨 입을 것이다
바스락거리며 불타는 나무 속으로
다시 기어들어가고 말 것이다
수목장 치르듯
죽은 이들의 이름표를 가지 끝에 달고
저승길 닮아 있는 저 나무의 길 따라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1 단풍 2 이월란 2008.05.10 267
» 단풍론 이월란 2010.07.09 442
1009 단행본 이월란 2008.10.31 208
1008 달거리 이월란 2009.01.31 294
1007 달팽이의 하루 2 이월란 2015.09.20 376
1006 당신 이월란 2008.05.07 394
1005 당신 때문에 꽃이 핍니다 이월란 2012.01.17 438
1004 당신, 꽃이 피네 이월란 2008.06.04 270
1003 제1시집 당신, 웃고 있나요? 이월란 2008.05.09 302
1002 당신꺼 맞지?--------------conte 시 이월란 2008.05.10 293
1001 당신도 시인 이월란 2011.10.24 278
1000 제1시집 당신에게도 이월란 2008.05.09 283
999 당신에게선 물 흐르는 소리가 나요 이월란 2009.12.20 468
998 당신은 늘 내 몸에 詩를 쓴다 이월란 2008.11.26 390
997 당신은 지금 이월란 2009.10.05 256
996 제3시집 당신을 읽다 이월란 2014.05.28 461
995 당신의 봄 이월란 2009.07.29 388
994 견공 시리즈 대리견(견공시리즈 81) 이월란 2010.09.06 366
993 대박 조짐 이월란 2011.12.14 443
992 대숲 이월란 2011.03.18 363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