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2
어제:
307
전체:
5,024,533

이달의 작가
2010.08.08 10:04

그림자 숲

조회 수 452 추천 수 3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림자 숲



이월란(10/07/28)



투명한 그물처럼 나를 휘감고 있는 그것들을 떼어내어 멀리 심어두고 오면 나이테도 없는 것들이 햇살 춤을 추며 눈앞으로 날아오곤 했다 그 무명의 율동을 나는 가지라 불렀다 잎이라 불렀다

물처럼 나를 비추는 땅 위를 출렁거리며 걸어왔을 뿐인데, 음양으로 누워 경계의 그림을 그리는 의식의 축제는 시간의 뒷모습으로 연명하는 수심의 물관으로 통통히 자라고 있었다

거대한 평면기호를 해독해야하는 순간이 덮칠 때마다 해와 눈을 맞추는 일이 불가능함을 새삼 깨달았던 것인데, 깊고 으슥해진 비밀한 곳에서 태어나는 짐승의 첫 울음 소리는 수풀 속에서 굴뚝처럼 자라고 있었다

열대야의 잠이 길을 잃고 울창한 발소리 산비탈을 오를 때마다 온데간데없다 어른대며 깔리는 캄캄한 그늘의 문양, 밟지 않고 지나가야 하는 그 밀림의 미로를 사람들은 인연이라 불렀다

혼자 가을이 되어 아름다운 치부가 여기저기 떨어져 쌓이는 곳마다 불을 지르고 다닌 봄날, 어둠 속에서 악령 같은 꽃들이 부활하고 있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1 F와 G 그리고 P와 R 이월란 2010.09.20 683
1130 그리운 이에게 이월란 2010.09.20 526
1129 부모 이월란 2010.09.20 546
1128 영문 수필 Security or Freedom 이월란 2010.09.20 396
1127 영문 수필 Were They Radicals or Conservatives? 이월란 2010.09.20 518
1126 제3시집 GI 신부 이월란 2010.09.06 493
1125 묘지의 시간 이월란 2010.09.06 477
1124 해체 이월란 2010.09.06 381
1123 편지 4 이월란 2010.09.06 353
1122 제3시집 눈물의 城 이월란 2010.09.06 375
1121 사랑밖에 이월란 2010.09.06 372
1120 반지 이월란 2010.09.06 422
1119 견공 시리즈 대리견(견공시리즈 81) 이월란 2010.09.06 366
1118 여름산 이월란 2010.08.22 477
1117 연옥 이월란 2010.08.22 422
1116 외계인 가족 이월란 2010.08.22 457
1115 그대의 신전 이월란 2010.08.22 427
1114 난청지대 이월란 2010.08.22 421
1113 바람개비 이월란 2010.08.22 463
1112 저격수 이월란 2010.08.22 412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