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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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9.06 02:23

편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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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4


이월란(2010/08)


꽃이 피길래
꽃이라 쓰고 꽃이라 읽습니다
단풍이 들면
단풍이라 쓰고 단풍이라 읽겠습니다
눈이 오면
눈이라 쓰고 눈이라 읽겠습니다

아이를 가졌을 때
그냥 밥만 먹었는데도 낳아보니
손발 달리고 얼굴 가진 인간의 아기였듯
엄마라 부르기에 엄마가 되었듯
그리고 또 해가 바뀌었을 때
새 해 첫 날, 숫자 하나 바꿔 쓰면 그만이었듯

말없이 사랑이 되고
말없이 이별이 되었듯

가고 오는 것들은 무례하게도 경계를 모릅니다
어리둥절 바보 같음은 갈수록 더합니다
앉아 있다 고개 들고 보면 해가 지고 별이 떠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로 가지 않고
가슴에서 주저앉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길눈이 자꾸만 어두워집니다
기초 없이 시작한 삶의 언어가 너무 어렵습니다

또 봄이 오면
꽃이라 쓰고 꽃이라 읽겠습니다
가슴 붉어지면
단풍이라 쓰고 단풍이라 읽겠습니다
머릿속이 하얗게 얼어버리면
눈이라 쓰고 눈이라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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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문(指紋)

  2. 귀(견공시리즈 77)

  3. 잃어버린 날

  4. 회명(晦冥) 걷기

  5. 돌아서 가는 길은

  6. 꿈의 투사들이여

  7. 붉은 남자

  8. 아들아(견공시리즈 19)

  9. Wuthering Heights

  10. Rent-A-Dog (견공시리즈 123)

  11. 돌보석

  12. 테스트

  13. 가을귀

  14. 편지 4

  15. 책이 있는 방

  16. 행복사냥

  17. 그녀

  18. 불가사의(不可思議)

  19.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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