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3
어제:
219
전체:
5,030,228

이달의 작가
2010.09.06 02:23

편지 4

조회 수 353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편지 4


이월란(2010/08)


꽃이 피길래
꽃이라 쓰고 꽃이라 읽습니다
단풍이 들면
단풍이라 쓰고 단풍이라 읽겠습니다
눈이 오면
눈이라 쓰고 눈이라 읽겠습니다

아이를 가졌을 때
그냥 밥만 먹었는데도 낳아보니
손발 달리고 얼굴 가진 인간의 아기였듯
엄마라 부르기에 엄마가 되었듯
그리고 또 해가 바뀌었을 때
새 해 첫 날, 숫자 하나 바꿔 쓰면 그만이었듯

말없이 사랑이 되고
말없이 이별이 되었듯

가고 오는 것들은 무례하게도 경계를 모릅니다
어리둥절 바보 같음은 갈수록 더합니다
앉아 있다 고개 들고 보면 해가 지고 별이 떠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로 가지 않고
가슴에서 주저앉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길눈이 자꾸만 어두워집니다
기초 없이 시작한 삶의 언어가 너무 어렵습니다

또 봄이 오면
꽃이라 쓰고 꽃이라 읽겠습니다
가슴 붉어지면
단풍이라 쓰고 단풍이라 읽겠습니다
머릿속이 하얗게 얼어버리면
눈이라 쓰고 눈이라 읽겠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1 견공 시리즈 잠버릇(견공시리즈 47) 이월란 2009.11.16 284
1130 사랑아 1 이월란 2008.05.09 285
1129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5.10 285
1128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1127 백일장 심사평 이월란 2008.05.10 286
1126 낙엽 이월란 2008.11.23 286
1125 가슴귀 이월란 2009.04.07 286
1124 견공 시리즈 비밀 2(견공시리즈 26) 이월란 2009.09.16 286
1123 복사본 이월란 2009.10.21 286
1122 행복한 무기수 이월란 2008.05.10 287
1121 사는게 뭐래유? 이월란 2008.05.10 287
1120 사랑 5 이월란 2008.05.10 287
1119 그 섬에 이월란 2008.05.10 287
1118 견공 시리즈 욕(견공시리즈 109) 이월란 2011.09.09 287
1117 독종 이월란 2009.09.19 287
1116 바람의 길 6 이월란 2010.08.08 287
1115 봄비 이월란 2008.05.09 288
1114 성탄절 아침 이월란 2008.05.10 288
1113 안락한 총 이월란 2009.10.08 288
1112 간이역 이월란 2008.05.09 289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