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3
어제:
230
전체:
5,030,049

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10.09.06 02:26

GI 신부

조회 수 493 추천 수 4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GI 신부*


이월란(2010/09)


어린 신랑을 전쟁터로 보내 놓은 그녀는
낮에는 GI Bill*로 열심히 방정식을 풀고
밤에는 바이브레이션 정교한 어덜트 토이를 가지고 논다
유선TV에서 빵빵거리는 총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슴이 따끔거리기도 하지만 그리 오래 되새길 건 못 된다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같은 총탄의 소음은
총알받이의 고통이나 제일선의 환희처럼 순간적이다
전쟁놀이는 끝났단다, 작전명도 바뀌었단다
자유 작전에서 새 여명 작전으로
그가 탄 비행기는 놀이동산의 로켓처럼 수직으로 하강 했단다
테러범들의 눈동자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물론
사상범들은 매일 사상자들의 통계에 열렬히 동참하고 있다
일으킨 이가 선포하는 종전의 선언은 언제나 KO승
비전투부대는 여전히 남아서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있겠지
전리품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교묘히 이동 중이다
비밀코드는 넘쳐도 결코 과분하지 않은 치안의 유지
미들 이스트인들은 언제나 호전적이지
일 년간 전화를 압수당한 그가 웹캠 속에서 로봇처럼 말을 한다
전쟁수당은 어디에 숨겨 둔거지, Baby?
돌아가면 우주정거장에 가기로 했잖아, Honey?
그래, 달나라에 갈 건지, 별나라에 갈 건지나 고심해야겠지, Sweety?
그녀의 질 속에서 혹은 석유의 땅에서 길들여지고 있는 평화의 변태
괄약근의 수축운동이 멈추지 않는 한
오일이 피로 물들지 않는 한, 지상은 낙원이다
진동의 내성은 어느새 유창하게도 사랑을 구사하고 있다
기다림을 똑똑 따먹고 사는 진자운동의 자기장이 물결처럼 퍼지면
장난감을 손에 쥔 오른쪽 팔뚝에, 시퍼렇게 얻어터진 것
같이 보이는 올빼미 문신이 꺄르륵, 웃고 있다



* GI bride: 미군인의 처가 된 타국의 여자
* GI Bill (of Rights): 복원병 원호법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1 꽃이 될래요 이월란 2008.05.09 338
1130 제1시집 꽃처럼 이월란 2008.05.09 359
1129 제1시집 꽃처럼2 이월란 2008.05.09 253
1128 제1시집 꿈길 이월란 2008.05.09 315
1127 제2시집 꿈꾸는 나무 이월란 2008.05.29 256
1126 꿈꾸는 발 이월란 2010.02.12 511
1125 꿈속의 꿈 이월란 2012.04.10 555
1124 제2시집 꿈의 투사들이여 이월란 2008.05.10 352
1123 나 이제 사는 동안 이월란 2008.05.09 324
1122 나, 바람 좀 피우고 올께 이월란 2008.05.10 307
1121 나는 나를 통역한다 이월란 2009.05.12 284
1120 나는 나의 詩가 혐오스럽다 이월란 2008.11.06 282
1119 나는 모릅니다 이월란 2008.05.10 297
1118 제3시집 나는 취소되고 있다 이월란 2009.06.17 317
1117 나를 건지다 이월란 2008.05.10 317
1116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월란 2008.05.10 499
1115 나를 지쳐 이월란 2008.05.10 228
1114 나를 파먹다 이월란 2010.06.28 433
1113 제2시집 나쁜 詩 이월란 2008.05.10 265
1112 나에게 말 걸기 이월란 2008.06.24 298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