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184
전체:
5,020,625

이달의 작가
2010.09.26 10:29

니그로

조회 수 565 추천 수 5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니그로


이월란(2010/09)


검은 아기를 업고 물동이를 인 여자와
쇠고랑 찬 두 발을 끌고 가는
반라의 남자는 목줄로 맺어져 있다

말라리아에 걸린 제임스 강은
향수에 걸린 어둠을 공룡처럼 삼켰다는데
철커덩거리는 그림 속 악몽은
다시 오는 봄처럼 위대하다

노예선 닻 내리는 항마다
학질 닮은 아기들의 울음소리
인간을 파종하고 생명을 따먹는
비옥한 하늘 아래 끝나지 않는 피부전쟁

벗은 이와 입은 이가 공생하는 정글 속
먹이를 주는 곳으로 끌려가던 발자국들로
삼백 년 전, 온통 흑백인데
아기 업은 포대기만 연분홍이다

살빛 어두운 강이 흐르고
두툼한 꽃의 입술이 만개하는
코 낮은 아프리카로 가고 싶은, 나는

돌아보면 핏빛이 살짝 착시를 일으키는
핑크빛 생명을 업고
하얀 줄에 끌려가는 노오란 니그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1 동문서답 이월란 2010.10.29 558
130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59
129 살 빠지는 그림 이월란 2012.02.05 559
128 영시집 Without You, the Thing Which Loves You Is 이월란 2010.05.02 561
» 니그로 이월란 2010.09.26 565
126 그대가 오는 길 이월란 2010.11.24 565
125 섬그늘 이월란 2010.09.26 566
124 내 안에 있는 바다 이월란 2008.05.07 569
123 제1시집 잔풀나기 이월란 2008.05.07 570
122 횟집 어항 속에서 이월란 2008.10.07 570
121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71
120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573
119 고래와 창녀 이월란 2010.01.29 573
118 야경(夜景) 이월란 2008.05.07 575
117 환절의 문 이월란 2010.10.29 575
116 세모의 꿈 이월란 2010.12.26 575
115 착각이 살찌는 소리 이월란 2009.12.31 578
114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2 1 이월란 2014.10.22 578
113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이월란 2008.05.07 579
112 타임래그 2 이월란 2010.10.29 579
Board Pagination Prev 1 ...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