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9
어제:
696
전체:
5,014,981

이달의 작가
2010.09.26 10:29

니그로

조회 수 562 추천 수 5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니그로


이월란(2010/09)


검은 아기를 업고 물동이를 인 여자와
쇠고랑 찬 두 발을 끌고 가는
반라의 남자는 목줄로 맺어져 있다

말라리아에 걸린 제임스 강은
향수에 걸린 어둠을 공룡처럼 삼켰다는데
철커덩거리는 그림 속 악몽은
다시 오는 봄처럼 위대하다

노예선 닻 내리는 항마다
학질 닮은 아기들의 울음소리
인간을 파종하고 생명을 따먹는
비옥한 하늘 아래 끝나지 않는 피부전쟁

벗은 이와 입은 이가 공생하는 정글 속
먹이를 주는 곳으로 끌려가던 발자국들로
삼백 년 전, 온통 흑백인데
아기 업은 포대기만 연분홍이다

살빛 어두운 강이 흐르고
두툼한 꽃의 입술이 만개하는
코 낮은 아프리카로 가고 싶은, 나는

돌아보면 핏빛이 살짝 착시를 일으키는
핑크빛 생명을 업고
하얀 줄에 끌려가는 노오란 니그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31 횟집 어항 속에서 이월란 2008.10.07 569
1530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69
1529 내 안에 있는 바다 이월란 2008.05.07 568
1528 그대가 오는 길 이월란 2010.11.24 564
» 니그로 이월란 2010.09.26 562
1526 섬그늘 이월란 2010.09.26 562
1525 영시집 Without You, the Thing Which Loves You Is 이월란 2010.05.02 561
1524 제1시집 잔풀나기 이월란 2008.05.07 561
1523 동문서답 이월란 2010.10.29 558
1522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57
1521 영시 윤동주시 번역 7 이월란 2010.06.07 555
1520 살 빠지는 그림 이월란 2012.02.05 554
1519 천국, 한 조각 이월란 2010.09.20 553
1518 상사병 이월란 2008.05.07 552
1517 꿈속의 꿈 이월란 2012.04.10 551
1516 영시 윤동주시 번역 6 이월란 2010.06.07 549
1515 손밥 이월란 2010.05.30 547
1514 부모 이월란 2010.09.20 546
1513 영시 The Leaning Tower of Pisa 이월란 2010.06.18 545
1512 흰긴수염고래 이월란 2010.01.04 54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