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6
어제:
267
전체:
5,024,240

이달의 작가
2010.12.14 06:04

쓰레기차

조회 수 402 추천 수 4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쓰레기차


이월란(2010-12)


쓰레기차가 오는 목요일 아침. 수업 후 집에 오면 9시 50분
어젯밤 착한 나는 분명 쓰레기를 내놓았었고
지나가는 시각이 바로 지금쯤이란 걸 겨우 깨우쳤는데
집으로 가는 골목에 줄지어 서 있는 쓰레기통들이 이상타
어떤 것들은 빈 통으로 넘어져 있고
어떤 것들은 뚜껑을 밀쳐내며 쓰레기를 가득 물고 있다
이건 뭔 시추에이션?
다녀갔다는 거야, 말았다는 거야
차를 세우고 쓰레기통을 확인하러 가며 번개 같이 깨달았다
넘어져 있는 쪽은 우리집 쪽이었고
꽉 차 있는 쪽은 맞은편이었다
오른쪽 왼쪽으로 눈알을 굴린 건 나였다
쓰레기통을 끌고 들어오며
사는 것이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나보다 한 발 앞서 지나가 버리고, 내가 지나온 다음
확인시켜주듯 뒤따라 온 진실처럼
커피를 들고 컴퓨터 앞에 앉는데 맞은편으로 지나가는 소리 들린다
쓰레기처럼 버리면서 살아왔고
내가 놓친 다음, 또 한 발 늦게 지나가는 진실의 소리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1 꽃이 될래요 이월란 2008.05.09 338
1130 제1시집 꽃처럼 이월란 2008.05.09 359
1129 제1시집 꽃처럼2 이월란 2008.05.09 253
1128 제1시집 꿈길 이월란 2008.05.09 315
1127 제2시집 꿈꾸는 나무 이월란 2008.05.29 256
1126 꿈꾸는 발 이월란 2010.02.12 511
1125 꿈속의 꿈 이월란 2012.04.10 555
1124 제2시집 꿈의 투사들이여 이월란 2008.05.10 352
1123 나 이제 사는 동안 이월란 2008.05.09 324
1122 나, 바람 좀 피우고 올께 이월란 2008.05.10 307
1121 나는 나를 통역한다 이월란 2009.05.12 284
1120 나는 나의 詩가 혐오스럽다 이월란 2008.11.06 282
1119 나는 모릅니다 이월란 2008.05.10 297
1118 제3시집 나는 취소되고 있다 이월란 2009.06.17 317
1117 나를 건지다 이월란 2008.05.10 317
1116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월란 2008.05.10 499
1115 나를 지쳐 이월란 2008.05.10 228
1114 나를 파먹다 이월란 2010.06.28 432
1113 제2시집 나쁜 詩 이월란 2008.05.10 265
1112 나에게 말 걸기 이월란 2008.06.24 298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83 Next
/ 83